[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날카로운 의정활동으로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한 각종 회의석상에서 상대방의 진땀을 빼놓게 만들기 일쑤인 충남도의회 김명숙 의원(민주, 청양)이 이례적으로 특정 공직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아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그 대상은 40여 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있는 문경주 기후환경국장.
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14일 진행된 기후환경국 대상 결산검사에서, 지난 달 발생한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문 국장의 대응을 높이 평가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단순한 환경사고가 아닌, 재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충남도의 컨트롤타워는 당연히 (기후환경국이 아닌) 재난안전실이 됐어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국장께서 끝까지 노력해 주신 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달 17일과 18일 발생한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한 문 국장은 유럽 출장을 마치고 25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양승조 지사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뒤 함께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는 것.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원내대표단의 비공식 자리에서도 “인천공항에서 양 지사에 보고해 사고 현장으로 즉시 달려가게 한 공직자가 누군지 아느냐?”는 식의 논의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의원들은 재난안전실장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 지사의 귀국일이 토요일이었다는 점에서 만에 하나 현장 방문 일정이 다음 주로 미뤄졌을 경우 그에 따른 비판도 커졌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 국장은 특히 이번 사고로 병원을 찾은 주민들까지 챙기는 등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며 사고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출산보건복지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옥선 주무관의 역할도 있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16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산하 공공기관 간부를 비롯해 퇴임을 앞둔 공직자들의 경우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문 국장은 분명히 달랐다”며 “(문 국장의) 평소 꼼꼼한 업무 스타일이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도 효과적으로 발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문 국장이 마지막까지 업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다 보니 구기선 환경보전과장을 비롯한 직원들 역시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나 싶다. 문 국장은 이번 사고로 인해 남들 다 가는 퇴임 전 한 달 휴가도 못 간 것으로 안다”며 “농업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문 국장의 이 같은 자세를 다른 공직자들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