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이 마지막이길 바란다" 집배원 아내의 호소
    "남편이 마지막이길 바란다" 집배원 아내의 호소
    대전 동구 한국병원에 빈소… 우정노조 "인력 증원, 주5일제 실시해야"
    • 최수지 기자
    • 승인 2019.06.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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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동구 한국병원에는 지난 19일 숨진 채 발견된 충남 당진우체국 집배원 강모(49)씨의 빈소가 마련됐다.(사진=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동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던, 참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

    20일 충남 당진우체국 집배원 강모(49)씨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동구 한국병원을 찾았다. 강 씨는 전날 당진시 무수동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 씨의 빈소에는 동료 집배원 등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빈소를 지키고 있던 강 씨의 아내 A 씨는 “남편을 만난 지 한 달도 넘은듯하다”며 말문을 뗐다.

    이어 “고지식해서 아내에게 표현하는 법은 없었지만, 성실하고 좋은 남편이었다. 특별히 모가 난 것도 아니어서 직원들의 칭찬이 자자했다”며 “성격상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누구보다 동료를 잘 돕던 사람이었다”고 강 씨를 소개했다.

    대전 동구 한국병원에는 지난 19일 숨진 채 발견된 충남 당진우체국 집배원 강모(49)씨의 빈소가 마련됐다.(사진=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주말부부인 강 씨 부부에게는 전화통화는 가장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하지만 부인이 통화너머로 전해듣는 남편 강 씨의 목소리는 항상 피곤에 젖어있었다.

    A씨는 “2~3달에 한 번 볼 정도로 남편은 바빴다”며 “당진에서 대전은 한 시간 남짓의 거리지만, 남편은 ‘대전 갈 시간에 5분이라도 더 자고 싶다. 잠을 자야 다음 주를 더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말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바쁜 업무에 “(아내를) 생각할 시간도 없다”고 말한 적 도 있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강 씨 부부는 지난 2014년부터 오랜기간 주말부부로 지냈다. 성실히 일한 공로를 인정받은 강 씨는 지난해 7월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하게 됐다.

    강 씨의 아내는 남편의 죽음의 원인은 부족한 인력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남편은 빠르면 오후 8시, 늦으면 밤 11시가 넘어 퇴근을 했다. 동료직원이 병가를 내면 그 자리를 채워야했고, 업무는 더욱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남편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A씨는 “집배원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항상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오토바이를 타고 한 겨울에도 빙판길 위를 달린다. 한 번은 넘어져 다친 적도 있었다”며 “집배원들이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 수 있도록 더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어야한다.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또 다시 사고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동구 한국병원에는 지난 19일 숨진 채 발겨된 충남 당진우체국 집배원 강모(49)씨의 빈소가 마련됐다.(사진=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우정노동조합(이하 우정노조)은 19일 대전 동구 한국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한편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우정노동조합(이하 우정노조)은 빈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두 달 사이 이어진 집배원 과로사에도 우정사업본부는 노사합의를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노조 “올 상반기가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9명의 집배원이 과로 등으로 숨졌다”며 “어제까지 따뜻한 체온을 나눴던 우리 동료가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었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인력증원’과 ‘완전한 주 5일제’ 시행을 통해 근로자의 생존권과 기본권을 지켜줘야 한다”며 오는 7월 9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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