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과연 ‘공감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 같다.
취업부담으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무려 다섯 군데의 대기업에서 무더기로 취업요청을 받은 ‘자랑스런 청년’으로 자신의 아들을 슬쩍 소개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황 대표 발언의 취지는, 학점이 낮거나 별도의 스펙관리를 하지 않아도, 자신의 특징을 특장으로 잘 살릴 수만 있다면, 취업은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격려의 메시지였다.
황 대표는 20일, 숙명여대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내가 아는 어떤 청년'에 관한 취업 성공담을 끄집어냈다. 그는 "(토익) 800점 정도 말곤 요즘 말하는 다른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며 "그럼에도 고등학교때 특성화된 역량을 쌓아 아주 큰 기업 다섯 군데에 최종합격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아는 어떤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그 다음 순간, “그게 바로 내 아들”이라고 밝힌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기업(KT)에 취업한 황 대표의 자식을 성공적인 모델로 자랑한 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황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현실성과 보편성을 결여한 교과서적 발언”이라는 지적을 비롯, “청년들의 절박한 마음을 제대로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라거나 “지금 누구 약 올리고 있나?”라는 등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21일 “올해 3월 KT 새노조는 황 대표 아들의 부정채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며 ”황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부정채용 의혹이 사실에 가깝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스펙도 없고 학점과 토익점수도 별로인데, 과외활동만 열심히 한 아들이 대기업 5곳에 합격한 건 '기적'이라 할 만하다”며 “상식도 없고 인성도 별로인데, 의전만 열심히 챙긴 아버지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쳐 제1야당 대표가 된 건 (그보다) 더 큰 '기적'”이라고 비꼬았다.
그리고는 “두 '기적' 모두, 한국 사회가 만든 것”이라고 꼬리말을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