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집배원 ‘과로’ 사망....파업으로 이어지나?
잇단 집배원 ‘과로’ 사망....파업으로 이어지나?
전국우정노조 사상 첫 집배원 파업 예고, 찬반투표 중
  • 지유석
  • 승인 2019.06.24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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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이 잇달아 숨지자 전국우정노조는 파업을 예고하고 24일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인력 충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집배원이 잇달아 숨지자 전국우정노조는 파업을 예고하고 24일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인력 충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5월과 6월 한 달 사이 집배원 두 명이 숨졌다. 첫 사망자가 나온 올해 2월부터 따지면 올해에만 아홉 명의 집배원이 목숨을 잃었다.

사인은 과로 혹은 안전사고였다.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은 동료 집배원은 다음 차례가 자신일 수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집배노조와 전국우정노조 등은 집배원 사망이 이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과도한 업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 5월 공주우체국에서 일하다 숨진 상시집배원 고 이은장 씨 사인은 돌연사였다. 또 이달 19일 숨진 당진우체국 고 강아무개 씨 사인은 뇌출혈임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밝혀졌다. 

집배원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나왔다. 2017년 8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아래 기획추진단)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집배원 연간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임금노동자 평균노동시간 2,052시간(2016년 기준)보다 693시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임금 노동자 평균(2016년 기준 1,763시간)과 비교해 볼 때도 한국 집배원은 연간 982시간 더 일했다. 

그나마 이마저도 개선된 것이다. 2012년 당시 우정노조 김명환 부위원장은 수도권 우정사업본부에서 근무하는 집배원의 연평균 근로시간이 2,952~3,216시간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과도한 노동이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기획추진단은 먼저 집배노동자가 경영상의 이유로  2007년 시행되기 시작한 주 40시간 근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배원이 연간 2,745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실 노동시간 단축 목표를 설정하고 인력 증원, 노동과정 개선 등 노동시간 단축 실현방안을 시급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 같은 권고와 지적이 무색하게 집배원은 과도한 노동시간을 호소하고, 집배 노조는 인력충원 권고사항 이행을 정부에 촉구하는 중이다. 

이 지점에서 집배원이 왜 이렇게 오래 일하는지 궁금해 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종이 우편 보다 전자우편, 단문메시지 등으로 소식을 주고받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종이우편 물량이 준 건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일일특급·당일 택배 배송 등 부차 업무가 늘었다. 특히 택배는 집배원의 노동을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당진우체국에서 만난 집배원 A씨는 "집배원은 택배 물량에 치인다"고 말했다. 

과로 호소에도 인력 충원 지지부진

6월 고 강아무개 씨가 일했던 당진우체국에서 집배원들이 부지런히 택배 물량을 소화 중이다.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등의 영향으로 종이 우편 물량은 줄었으나 택배 물량이 늘어나면서 집배원의 노동 강도는 더욱 세졌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6월 고 강아무개 씨가 일했던 당진우체국에서 집배원들이 부지런히 택배 물량을 소화 중이다.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등의 영향으로 종이 우편 물량은 줄었으나 택배 물량이 늘어나면서 집배원의 노동 강도는 더욱 세졌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우정사업본부는 측은 "지난 해 12월 집배원 1,000명 증원을 목표로 했으나 국회가 예산을 삭감했다. 집배원은 공무원이라 인력을 늘리려면 여야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해명했다. 

또 "당장 올해 2000억 적자가 예상돼 대규모 인력충원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지난 3년 간 상시계약직 위탁배달원을 1,700명 증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국우정노조는 파업을 예고했다. 전국우정노조는 24일 오전 7시부터 우정노조, 전국우체국노조, 전국집배노조, 전국공공운수노조 우편지부, 의정부 집중국 노조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전국우정노조는 찬반투표에 앞서 사측과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1차 조정회의를 가졌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예산 문제로 노조 요구안 수용에 난색을 표했다고 알렸다. 

만약 투표결과가 찬성 쪽으로 나오면, 우정사업 사상 처음 집배 노동자 파업 사태가 벌어진다.  우정노조는 투표 결과에 따라 25일 기자회견과 30일 출정식을 갖고, 다음 달 9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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