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공익조직 대전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노트북을 열며] 공익조직 대전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9.06.26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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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 전경/굿모닝충청=황해동 기자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얼마 전 대전시청 안에서 일어난,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불법시술을 받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공익조직이 당연히 갖춰야 할 조직의 체계와 역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황해동 총괄팀장

대전시가 대전시민 전체를 주 수혜자로 하는 공익조직이고, 근무시간 불법시술 당사자가 공무원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또 이 사건을 목도한 민원인이 감사부서에 제보를 했음에도, 며칠이 지나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조직의 수장인 허태정 시장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점은 더 큰 충격으로 전해진다.

언론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허 시장의 만시지탄은 어쩌면 당연하다. 곧바로 엄중한 처벌과 기강 확립, 분위기 쇄신을 주문했지만, 사후약방문 격이다.

일반대중을 상대하는 공익조직은 그 어떤 조직보다 견고한 체계를 갖추고 돌아가야 함은 불문가지다. 대전시라는 공익조직의 체계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단면을 보여준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더 큰 문제는 민선7기 들어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베라호텔 교통영향평가 접수 사실을 시장이 알지 못했고, 과장 전결사안이라는 이유로 장대지구 재개발사업 관련 시유지 사용 승인도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시장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정무적 판단 기회를, 공무원들이 묵살해버린 것이다. 일반대중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정무적 판단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조직의 보고 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일은, 조직이 조직의 수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다. 그 조직이 공익조직이라면 주 수혜자인 일반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현대사회는 조직의 사회다. 목적에 따라 집단을 이루고, 집단의 개개의 요소가 일정한 질서를 유지하고, 체계화를 이루면서 구성되는 것이 조직이다. ‘어떤 기능’을 수행하도록 협동해 나가는 일체적인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욕구가 공존하고 분출되는 현대 사회는 각각의 목적 달성을 위해, 그만큼 다양한 조직이 구성되고, 주 수혜자가 누구냐에 따라 여러 형태의 조직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 중에 일반대중을 주 수혜자로 하는 조직이 공익조직이다. 정부의 관료조직, 관공서가 대표적이다. 여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공익조직 역시 인력과 예산을 기본 구성요소로 한다.

관공서의 예산은 한정적 세원에서 운용되니 조정이 쉽지 않다. 결국 공익조직의 생명은 인력 운용으로부터 기인한다. 주 수혜자가 일반대중이니, 대표적 공익조직인 대전시의 ‘어떤 기능’은 대전시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공적 기반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공무원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 성실의 의무, 품위유지의 의무이기도 하다. 성실하지 않은 공무원들에게 사회 구성원 전체의 안위를 맡길 수 없다. 각종 비위, 일탈 등 본인의 품위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달 초 외교부 문서유출 사태 등으로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다잡기 위해 “성실하지 않고 편히 누리려고만 하면 공직을 맡을 이유가 없다”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런데 누구한테도 이해를 구하기 힘든 ‘어처구니없는 일’이 최근 대전시청 안에서 벌어진 것이다. 대전시 공직기강이 심각하게 무너졌음을 뜻한다. 이대로라면 대전시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다행히 허 시장이 직접 나서 공직기강을 다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엄한 징계와 처벌로 일탈을 바로잡고 동시에 대전 공직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

땜질식 처방은 의미가 없다. 이참에 제대로 된 조직 진단이 필요하다. 성과에 대한 격려도 병행돼야 한다. 시장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 간 스킨십, 이를 통한 정서 공유도 조직의 안정과 변화에 중요하다.

최근 일련의 사태가 ‘정권은 유한하지만, 공직은 무한하다’는 위험한 생각에서 비롯되지 않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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