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방한한 29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집회 성격은 진영에 따라 확연히 달랐다.
우리공화당·천만인무죄석방본부·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 등 보수 성향 정당·사회단체는 트럼프 방한 환영 집회를 잇달아 열었다.
반면 민주노총·민중공동행동 등 진보 진영 시민단체는 서울시청 앞 서울 광장에서 트럼프 방한 반대를 외쳤다.
특히 민주노총은 서울광장에서 '문재인 정부 노동탄압 규탄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아래 결의대회)를 갖고 청와대 앞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고자복직투쟁위 농성 천막이 철거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종로구청은 이날 오전 전공노·전교조·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이 설치한 농성 천막 9동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민주노총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해고 공무원 복직,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등을 약속한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방한을 이유로 전공노·전교조 농성 천막을 철거한 건 적반하장"이라면서 "정작 철거해야 하는 건 준동하는 극우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최 본부장은 이어 "문재인 정부가 노조를 탄압하는 이유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총을 불법 폭력 세력으로 몰아 중간지대에 있는 보수세력의 표를 끌어 모으기 위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정말이라면 잘못된 생각"이라며 "전쟁에서 피아를 구분 못하고 민주노총을 탄압한다면 노동자를 탄압했던 정권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보여주겠다고 결심했다"며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의 결의대회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반대하는 'No 트럼프 범국민대회'가 이어졌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자행하고, 베네수엘라에서는 고질적인 정치공작으로 정권 전복을 추구했으며, 이란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해 중동에서의 긴장을 높이는 등 이전 정권들의 구태를 답습하며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등을 약속해 놓고도 대북 제재를 지속하고, 이를 이유로 남북 평화협력을 가로막고 있다"며 비판했다.
보수 진영은 이에 맞서 서울역 광장,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 등에서 환영 집회를 열었다. 최근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에 입당한 홍문종 의원(경기 지역구을)은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130회 태극기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최소한의 단초가 마련될 것이라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만 방해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을 통해 확실하고 분명하게 비핵화를 실현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 등은 집회를 마친 뒤 대형 태극기와 성조길를 앞세우고 도심을 행진했다. 태극기 행렬은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No 트럼프 결의대회'가 열리는 서울광장을 통과했다.
일부 극우 단체 회원은 결의대회 참석한 진보단체를 향해 '빨갱이' 등의 욕설을 했다. 그러나 경찰의 통제로 양측의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트럼프 방한 기간 동안 서울에 최고 수위비상령인 갑호 비상령을 발령하는 한편, 광화문 광장을 봉쇄하는 등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