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테마파크 경험 전무 대전마케팅공사, 오월드 맡겨도 되나?
[창간 특집] 테마파크 경험 전무 대전마케팅공사, 오월드 맡겨도 되나?
도시공사와 기능 재조정… 그동안 전시 운영만, 제 역할 할지 미지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7.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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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9년 차인 대전마케팅공사. 도시마케팅을 통해 대전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한다는 막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대전은 일명 ‘노잼(재미없는)의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마케팅공사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는 대전 방문의 해(2019~202) 원년이다.

관광분야 전국 지방 공공기관 중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마케팅공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자체 사업도 적은데다 대전시가 마케팅공사의 적자를 보전하는 전출금에 의존하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마케팅공사의 문제점을 진단해 본다.<편집자 주>

 

대전마케팅공사 전경 모습. 사진=굿모닝충청DB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대전마케팅공사 전경 모습. 사진=굿모닝충청DB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지난 2002년 5월 문을 연 대전동물원과 2009년 5월 개장한 플라워랜드를 통합한 게 오월드다. 부지 규모만 서대전시민공원의 약 23배 크기인 68만 2830㎡로 중부이남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오월드가 대전도시공사에서 마케팅공사로 이관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 초부터 대전시가 지방 공공기관(산하기관) 기능 재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마케팅공사는 도시마케팅이라는 본연의 설립 목적에 걸맞게 ‘대전관광공사’(가칭)로의 변신을 모색 중이다. 관광사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대전시의 의중이 반영됐다.

대전시는 올 9월 26일까지 관련 용역을 마친 뒤 기능 재조정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청 안팎에선 의문 부호를 붙이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10년 넘게 오월드를 운영하면서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다. 또 지난해 퓨마 탈출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오월드의 시설개선, 매뉴얼 정비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마케팅공사는 테마파크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 

마케팅공사는 지난 2011년 출범했다. 엑스포기념재단과 컨벤션뷰로가 합쳐진 조직이다.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 개장 당시 엑스포과학공원 모습. 사진=대전찰칵 홈페이지/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 개장 당시 엑스포과학공원 모습. 사진=대전찰칵 홈페이지/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대전시 산하기관이었던 엑스포기념재단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2008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엑스포기념재단은 엑스포과학공원의 운영 및 관리를 맡았다. 

오월드 운영사로 거론되는 마케팅공사에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엑스포기념재단을 흡수한 마케팅공사는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린 전시 및 과학프로그램 운영 경험 밖에 없다. 꿈돌이랜드는 민간업체가 토지 사용권한을 받아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운영했다. 2012년 엑스포 재창조 사업으로 꿈돌이랜드 영업폐쇄가 결정됐다.

대전시 계획대로라면 테마파크인 오월드를 운영‧관리해야한다. 인력 구조상 동물원 관리, 테마파크 운영 등의 업무를 잘 해나갈 수 있냐는 것이다. 

대전 오월드 모습. 사진=대전찰칵 홈페이지/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대전 오월드 모습. 사진=대전찰칵 홈페이지/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더구나 오월드는 재도약을 모색해야하는 시점이다. 

체험형 시설 등 관광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음에도 오월드는 예산 문제 등으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한 해 오월드 입장객 수는 115만 명이었지만 지난 2017년은 5만 명 감소한 11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기록적인 폭염 탓에 101만 3000명만이 방문했다.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는 등 오월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마케팅공사가 이 역할을 수행할지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행사 유치 등 대전시 대행‧위탁 사업만 주력해왔던 마케팅공사가 오월드 마케팅과 관리를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시 한 공무원은 “마케팅공사가 큰 틀에서 ‘관광’에 초점을 맞춰야하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솔직히 오월드 운영을 맡겼을 때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며 “현재 마케팅공사는 대전시 행사를 ‘치렀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케팅공사와 대전시가 마케팅공사의 내부 혁신에 행정력을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촌평했다.

올 초 대전시와 마케팅공사 등 산하기관 기능 재조정 업무 협약 체결식 모습. 사진=굿모닝충청DB /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올 초 대전시와 마케팅공사 등 산하기관 기능 재조정 업무 협약 체결식 모습. 사진=굿모닝충청DB /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또 대전시는 오월드 근처에서 ‘보문산 관광 거점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민자유치를 통한 워터파크와 숙박시설, 전망대 건설 사업 등이 계획됐다. 대전시는 구체적인 안을 모색 중이다.

‘관광 거점화’라는 명칭에 걸맞게 마케팅공사가 이 사업의 운영 및 관리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오월드를 넘겨주고 산업단지 개발 등에 치중할 대전도시공사가 보문산 관광단지를 맡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또 바로 옆 오월드는 마케팅공사가, 보문산 관광 거점화 사업은 도시공사가 각각 맡을 경우 연계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보문산 관광단지 역시 마케팅공사가 맡게 되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월드와 비슷한 이유에서다.

마케팅공사는 대전시가 산하기관 기능을 재조정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도시공사는 오월드의 동물원 관리, 마케팅공사는 전시관 위주로 관리를 했기 때문에 우려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 마케팅공사 차원에서 오월드를 이관 받는 준비 절차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대전시 밑그림이 나와야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한편, 용역을 마친 대전시는 검토 절차를 거쳐 도시공사, 마케팅공사와 함께 오월드 이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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