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6.13 지방선거 불법 선거 자금’사건을 폭로한 김소연 대전시의원이 항소심에서도 주요 증인으로 등장했다.
김 시의원은 항소심 법정에서도 재차 전문학 전 대전시의원과 변재형 박범계 국회의원 전 비서관의 공모 관계를 주장해 재판부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전지원)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시의원과 변 씨, 방차석 서구의원에 대한 항소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에선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증인으로 신청한 김 시의원이 법정에 섰다. 김 시의원은 이미 1심에서도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바 있다.
검찰은 증인으로 나선 김 시의원에게 전 전 시의원과 변 씨와의 공모 관계에 대해 따져 물었다.
앞선 1심 재판부가 변 씨의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전 전 시의원이 김 시의원에게 1억 원을 요구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기에, 검찰은 김 시의원의 관련 진술을 확보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법정에서 김 시의원은 "선거캠프 분위기도 (전 전 시의원이)오더를 내리면 그대로 따르는 분위기였다. 전 전 시의원은 모든 집행을 변 씨에게 일임했다"며 "때문에 변 씨가 '문학이 형이 말한 돈 준비하라'고 말했을 때 전 전 시의원의 지시는 당연한 전제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 씨는 '(현직 시의원이었던)전 전 시의원이 후보를 대신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하니 비용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며 "전 전 시의원은 당시 현직 시의원으로 어려운 사람이었다. 때문에 이 사실에 대해 박범계 국회의원에게 얘기해 도움을 청했다"고 주장했다.
전 전 시의원 측 변호인은 변 씨의 돈 요구에는 전 전 시의원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을 하고 있었음에도 김 시의원이 당사자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변호인은 "박 의원에게는 돈 요구에 대해서 얘기했음에도, 정작 지시를 했다고 생각하는 전 전 시의원에게는 왜 연락을 하지 않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시의원은 "출마를 권유한 사람도 전 전 시의원을 소개해준 사람도 박 의원이다. 선거 캠프 내부에서는 위계질서가 있는 분위기였기에 박 의원에게 말하면 돈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변 씨의 돈 요구 이후 김 시의원이 전 전 시의원에게 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안하거나, 선거캠프 개소식에 초정한 것에 대해 따져 물었다.
변 씨의 돈 요구가 사실상 전 전 시의원의 지시임을 알면서도 이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 시의원은 "캠프 내부에서는 '현직 시의원이기에 예우해줘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돈 요구를 거절하자 사실상 선거 방해에 가까운 핍박이 이어져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앞선 1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시의원에게 징역 1년, 변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2000만 7040원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방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 유예 2년, 추징금 1949만 2960원을 선고했다.
전 전 시의원과 변 씨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 운동 기간에 당시 예비후보였던 김소연 대전시의원과 방 의원에게 각각 1억 원과 5000만 원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방 의원은 전 전 시의원 등에게 현금 2000만 원과 차명계좌로 1950만 원을 전달하는 등 총 395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