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올 자체사업 전무 대전마케팅공사, 연 120억 받아도 되나?
[창간 특집] 올 자체사업 전무 대전마케팅공사, 연 120억 받아도 되나?
신세계 토지 임대료 문제… 대규모 예산 사용 능력 의문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7.08 16: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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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9년 차인 대전마케팅공사. 도시마케팅을 통해 대전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한다는 막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대전은 일명 ‘노잼(재미없는)의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마케팅공사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는 대전 방문의 해(2019~2021) 원년이다.
관광분야 전국 지방 공공기관 중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마케팅공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자체 사업도 적은데다 대전시가 마케팅공사의 적자를 보전하는 전출금에 의존하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마케팅공사의 문제점을 진단하려 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15년 초 대전시와 신세계의 사이언스콤플렉스 실시협약 체결 모습. 사진=대전시 홈페이지 /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지난 2015년 초 대전시와 신세계의 사이언스콤플렉스 실시협약 체결 모습. 사진=대전시 홈페이지 /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대전엑스포과학공원 내 사이언스콤플렉스 사업을 추진 중인 신세계는 대전시에 토지 임대료(지료)를 주기로 했다. 

지난 2015년 초 대전시와 신세계가 맺은 지역 상생발전 협약에 따른 것이다. 신세계는 매년 사이언스콤플렉스의 공정 과정에서 50% 수준인 60억 원을 지급하다가 완공 후엔 12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30년 동안이다. 

지난해 사이언스콤플렉스가 착공에 들어갔기 때문에 첫 지료가 들어왔다. 일단 경영난에 시달리는 마케팅공사 세입 예산으로 잡혔다. 

하지만 30년 간 신세계가 주는 돈이다. 처음 한두 해는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 이 돈이 어떻게 써질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대전시와 마케팅공사 모두 지료에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시청 공무원들은 대전시가 지료 사용 권한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대전시는 지난 2011년 마케팅공사 출범 후 매년 마케팅공사의 적자를 보전해 왔다. 

그나마 지난 해 첫 지료가 마케팅공사에 들어갔음에도 대전시는 올해 역시 마케팅공사 적자를 보전하는 전출금 예산을 썼다. 32억 원.

그동안 대전시가 마케팅공사의 적자 보전을 위해 수많은 예산을 투입해왔던 만큼 지료 사용권한을 가져야한다는 명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대전시 대행‧위탁사업에 주력해왔던 마케팅공사는 올 업무계획에도 자체 사업이 없다. 

이와 관련해 시청 내부에선 불만 어린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대전시 공직사회에 따르면 대행‧위탁사업을 받은 마케팅공사가 민간사업자에게 다시 위탁을 준 사례가 있다.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할 마케팅공사가 재위탁을 준 것 자체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눈총이다. 

심지어 마케팅공사는 조달청 최저가 입찰 방식 등을 통해 대전시의 사업방향과 동떨어진 민간사업자를 선정, 비난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체사업 경험도 적은데다 대행사업만 치러봤던 마케팅공사가 지료를 받아도 제대로 쓸 수 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물론 마케팅공사를 향한 비난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시 공무원은 “대전시가 마케팅공사에 사업을 너무 많이 위탁해준다는 느낌도 있다. 대전시 전출금을 받는 마케팅공사 입장에서도 이를 거부하긴 어렵지 않은가”라며 “대전시가 무리하게 예산을 편성, 위탁 사업을 주는 경우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지료로 숨통이 트인 마케팅공사가 새 방향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마케팅공사 한 직원은 “민간업체의 경우 수익성을 염두에 두지만 마케팅공사는 공공성을 띄며 위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체 사업이 없다는 논란이 있지만 마케팅공사가 행정의 신속성을 위해 위탁 사업을 추진하는 측면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마케팅공사의 사업 행태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대전시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줘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케팅공사에게 넘겨주는 대행 및 위탁 사업의 수를 줄이면서 마케팅공사와 지료를 어떻게 쓸지 함께 고민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마케팅공사가 자체 사업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대행 및 위탁사업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울 수 있다. 또 대전시 관리‧감독 하에 자체 사업이 전무한 마케팅공사가 예산 사용처를 함께 고민할 수 있어 내실 있는 사업 추진도 기대된다. 

대전시 한 직원은 “조직 규모는 수도권 지역 관광분야 지방 공공기관보다 크거나 엇비슷함에도 마케팅공사가 자체 사업 의지를 갖고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비대한 조직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마케팅공사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전시도 대행‧위탁사업을 줄이는 등 변화를 모색해야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편, 마케팅공사는 지료 문제에 대해 “대전시랑 현재 조율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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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ucot9316 2019-07-08 17:13:59
태생적 한계가 존재하는 조직
그럼에도 불구하고 숟가락질도 못해
떠주는 밥만 먹는 이상한 조직이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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