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 치는 도끼에 향을 묻히다...이색 선생을 닮은 목은영당 향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 치는 도끼에 향을 묻히다...이색 선생을 닮은 목은영당 향나무
고려 사직을 지키고자 사투를 벌인 목은 이색
조선 건국 이후 태조 이성계 극진함 놓지 않아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07.10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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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예산 삽교읍 2리에 가면 목은 이색 선생의 영정을 모신 목은영당이 있다.

영당 앞에 커다란 향나무 두 그루가 서있는데 맥문동 꽃과 어울려 아름다움과 성스러움이 돋보인다.

예로부터 향나무는 귀했다.

요즘에야 흔해 빠진게 향이지만 오래 전 향은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다.

향을 채집하고 보관하는 기술이 발달하기 이 전에는 스스로 향을 내는 향나무는 귀한 대접을 받을 수 밖에서 없었다.

귀족들은 향나무를 물에 삶아 향을 우려내거나 잘게 잘라 불에 태우는 방법으로 향을 즐겼다.

권문세가에서는 향나무로 조각품을 만드는가 하면 옷장을 만들기도 했다.

향나무 향은 구천까지 간다는 말 때문에 관을 만들기도 했다.

망자 앞에 향을 피우는 관습은 사후에도 향을 즐기고 좋은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오래된 고목일수록 향이 좋다.

이 때문에 오늘날 산에서 크고 오래된 향나무를 찾는게 쉽지 않다.

특히나 개 짖는 소리나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서 자란 향나무가 영험하다고 알려지면서 심심산골의 오랜된 향나무는 수난을 당했다.

결국 우리나라에 살아 남은 고목은 마을이나 주인의 보호를 받은 향나무뿐이다.

마을이나 궁궐, 사찰, 사대부가의 종택에서나 만날 수 있는 더욱 귀한 나무가 된 것이다.

특히 영당 앞 보호수는 목은 이색 선생을 닮아 더더욱 귀하다.

“차라리 오늘 버림을 받을지언정 다음에 어라석은 비웃음을 받지 않겠다” 명예와 지절을 끝까지 지켰던 이색.

시세에 영합하지 않고 끝까지 대의를 따르리라 다짐하며 고려 왕조를 지키고자 했던 이색.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건국이후 태조 이성계는 끝까지 자신을 왕으로 대접하지 않은 목은 이색 선생에게 만큼은 극진함을 놓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의인은 향나무처럼 치는 도끼에 향을 묻힌다’는 말이 있다.

포은과 더불어 끝까지 고려사직을 붙들고자 했던 목은 이색 선생의 삶이야 말로 향나무를 닮았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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