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게놈…그리고 정밀의료] 뱃속 아기는 건강할까?
[인간, 게놈…그리고 정밀의료] 뱃속 아기는 건강할까?
3)비침습적 산전검사
  • 이병철 마크로젠 수석연구원(KAIST 공학박사)
  • 승인 2019.07.15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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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전,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물인 ‘표준 유전체 서열’이 발표됐다. 당시 일반인들에게 ‘못 고칠 병이 없을 것 같은’ 첨단의료시대의 도래를 꿈꾸게 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강산이 한번 이상 바뀔 정도의 기간이 지났지만, 피부에 와 닿을 정도의 혁신이 의료계에 도입된 것 같지도 않다.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른 눈부신 사회변화상에 견주어 보면, 게놈 프로젝트의 성과가 질병치료 등에 미친 영향은 (일반인 입장에서 보면)‘그저 그런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놈이 정밀의료 시대에 필요한 주된 데이터로서 생애전주기에 걸친 의료서비스에 응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생물정보학 전문가인 이병철 박사로부터 게놈분석을 통한 ‘정밀 의료’출현 가능성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이병철
이병철

- KAIST 공학박사 (전공: 생물정보학. 2009년)

- 고려대 생명과학컴〮퓨터학 복수전공 (2003년)

경력:

- 2016년11월~현재: 마크로젠 임상진단사업부문 수석연구원

- 2011년 10월~2016년 10월: SK텔레콤 바이오인포매틱스테크랩 매니저

- 2009년 9월~2011년 9월: 한국IBM 연구소

초음파를 통해 뱃속의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지 눈으로 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대다.

여기에 태아의 보이지않는 유전정보까지도 같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정확하게  건강 상태를 알 수 있게 될까?

이와 관련된 (이미 우리 곁에 와있는) 미래의 기술 비침습적 산전검사 (Non Invasive Prenatal Testing, NIPT)의 의미와 한계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임신초기 병원에서 하는 혈액검사들 중에 다운증후군으로 대표되는 삼염색체 질환 검사들이 있다.

이 검사는 산모의 혈액을 통해 선별검사를 하고 여기에서 고위험군으로 나올 경우 직접 아기의 세포를 검사해 확진한다.

그런데 이 검사과정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선별검사의 정확도가 그렇게 높지 않아서 고위험군이라고 해도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가 많고, 저위험군이라고 해도 저위험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두번째로는 확진검사법이 융모막이나 양수에서 태아의 세포를 직접 채취하는 침습적인 방법이다 보니 유산의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997년 홍콩중문대학의 데니스 로 박사 등에 의해 산모혈액내에 태아의 DNA 조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어 2000년대 들어 염기서열 분석 비용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이를 이용한 비침습적산전검사(NIPT)방법이 도입됐다.

기존의 선별검사방법은 삼중표지자 또는 사중표지자를 이용한 방법으로 태아의 염색체를 직접보지 않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비침습적산전검사가 도입되면서 위양성률이나 위음성률이 기존검사의 20%~30%에서 1%아래로 낮아졌다. 또 검사가능한 삼역색체질환 종류도 파타우, 에드워드, 다운증후군 등으로 많아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유산의 위험성이 있는 양수검사건수가 NIPT 도입 전 38%에서 2017년 7.4%까지 내려가는 등 앞서 말한 두 가지 문제점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선별검사법은 확진검사법이 아니기 때문에 검사의 한계는 있다. NIPT의 정확도는 다운증후군 99% 이상, 에드워드증후군은 97~99%, 파타우증후군은 79~92%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내가 검사를 받아 고위험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100이면 99번은 맞는다는 뜻일까? 앞에서 말한 정확도는 보통 민감도와 특이도를 말하는 것으로 환자가 양성일 경우 양성이라는 것을 맞추는 확률 (민감도) 과 음성일 경우 음성이라는 것을 맞추는 확률(특이도)을 말한다.

하지만 진짜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양성예측도다. 내가 양성인지 음성인지 모를 때 검사결과가 양성이라면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양성예측도는 유병률에 영향을 받는 지표로서 산모의 위험도에 따라서 같은 민감도, 특이도를 지닌 검사라 하더라도 그 값이 매우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다운증후군을 예로 들어보자.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산모 나이에 따른 다운증후군 발생 위험도는 37세 산모의 경우 약 0.5%, 40세 산모의 경우 약 1.0% 이다.

이를 이용해 현재 산부인과에서 제공되고 있는 NIPT 의 양성예측도를 계산해 본다면, 유병율을 고려한 양성예측도의 경우는 37세 산모의 경우 83.4% 이고 40세 산모의 경우 91.0% 정도다. 

따라서 NIPT 선별검사는 기존 검사법보다 고위험군을 놓치는 경우가 거의 없도록 개발된 방법으로 볼수 있다.

따라서 검사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확진검사방법과 이에 대한 위험성 등에 대해서 산부인과에서 충분히 상담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유전체로 대표되는 정밀의료기술에서 이미 현실이 된 비침습적산전검사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아기에게 아무런 해가 없이 아기의 유전정보를 직접보고 앞날을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꿈과 같은 일이었다. 이제 그 일이 현실이 된 지금 다른 정밀의료 분야들도 함께 발전해 ‘질병으로 걱정하는 일이 드문 사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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