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4] 바다 풍랑을 막아주던 당산목...홍성 궁리소나무 이야기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4] 바다 풍랑을 막아주던 당산목...홍성 궁리소나무 이야기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07.22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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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 채원상 기자] 왜 우리나라에는 소나무가 많을까?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환경이 척박해도 견뎌내는 힘이 강하다.

화전을 일군 땅에서도 살아나고 땔감을 위해 베어버린 나무 터에도 자리를 잡는다.

소나무는 예로부터 궁궐재로 쓰이면서 나라의 기둥이되는 상징수가 됐다.

이때문에 나라에서는 함부로 소나무를 베면 엄벌에 처하는 등 보호하고자 애썼다고 한다.

소나무를 뜻하는 ‘솔’은 나무 중 우두머리를 뜻하는 ‘수리’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소나무를 뜻하는 한자 ‘송(松 )’은 중국의 황제가 내려준 목공(木公)에서 유래됐다는 얘기도 있다.

소나무에 정이품 벼슬을 내렸다는 얘기, 소나무를 결혼시키는 얘기,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일본 고류사 목조 미륵보살사이 닮은 까닭, 소나무의 부피와 나이를 계산하는 법, 소나무에 막걸리를 주는 까닭, 우리나라 대표 수종인 소나무를 외국에서 ‘일본적송’이라고 부르는 까닭 등 소나무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홍성 IC를 나와 안면도로 들어가는 길에 보면 A방조제를 지나가기 전에 눈길이 저절로 가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300년 이상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궁리소나무이다.

천수만 일몰을 찍으러 가는 사진작가들에게 궁리소나무 야경은 놓칠 수 없는 소재다.

달빛도 밝고 공기가 깨끗해 수많은 별을 배경삼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쏟아질 듯한 별과 함께 소나무를 찍다보면 철갑같은 껍질을 가진 소나무에게 특별한 감흥을 얻는다.

바로 옆에 서 보면 왜 이곳에서 제향을 지내고 안녕을 빌었는지 알 수 있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장엄함이 느껴진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저곳에서 서 있던 걸까?

간척 사업 이전에는 바로 바다 옆에 서 있을텐데, 그 시절에는 더욱 위용을 뽐냈을 거라 짐작된다.

홍성군 서부면 궁리 287-7 산막마을에 있는 소나무는 수령 300여 년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1984년 보호수(지정번호 8-12-375)로 지정됐으며, 수고 15m, 나무둘레가 3.3m로 추정되고 있다.

진귀목으로 알려진 이 소나무는 1980년대 서산 AB지구 간척사업 이전에는 소나무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백사장에서 마을주민들이 해수욕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해마다 음력 정월 초이튿날 주민들 모두가 참여해 마을의 안녕과 바다의 풍랑을 막아달라고 기원하며 당산풍어제를 올리던 당산목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충남 홍성군은 전설과 역사를 간직한 보호수의 낙뢰에 의한 고사를 방지하기 위해 피뢰침을 설치했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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