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우의 마음읽기] 자기를 성장시켜 나아가는 청춘들의 연애이야기3
[박현우의 마음읽기] 자기를 성장시켜 나아가는 청춘들의 연애이야기3
  • 박현우
  • 승인 2019.07.31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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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박현우 현우상담심리연구소장] 심리학자 코헛은 성장환경에서 아이가 겪는 좌절을 두 가지, 감당할 수 있는 ‘최적의 좌절’과 감당할 수 없는 ‘상처가 되는 좌절’로 분류하였다. ‘최적의 좌절’은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포기를 배우는 것으로, 좌절 속에서도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경험하고 자존감이 높아져 연인관계에서도 자율적인 태도를 보인다. 반면 ‘상처가 되는 좌절’을 경험하여 심리적 손상을 입은 아이는 건강한 자기를 형성하지 못하고 무력감, 허무함 등의 감정을 느끼며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된다. 연인관계에서도 독립적 존재로서의 성숙한 관계가 아닌 결핍된 자기애적 욕구 만족을 추구하거나, 상처받고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 회피하거나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23세 여성 희수는 부모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다. 희수에게 기억되는 부모의 모습엔 늘 폭력이 있었고, 그들은 이혼을 했고 각자 재혼을 했다. 희수는 어릴 때 활발한 성격이었지만 동생은 말이 없고 눈치를 보니까 엄마는 동생을 챙겼고 희수는 늘 혼자였다. 어른은 싫고 무서운 존재였다. 학교도 싫고 선생님도 싫고 친구도 깊게 사귀지 않았다. 중 2때부터 무기력 증상이 나타났다. 방에 틀어박혀서 아무것도(식사, 수면, 생각 등) 못하고 학교도 안 가고 엄마와는 아예 말도 안 했다. 그 후로도 무기력 증상은 때때로 나타났다.

여러 차례 지나간 희수의 연애는 매번 2, 3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연인에게 의지하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무기력이 최고조에 달하면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 결별을 한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건 헤어질 때가 되면 몸이 아파진다. 헤어지자는 말도 안 나왔는데 갑자기 아프고 열이 나고 그리고는 헤어지게 된다. 뭔가 예감을 하고 아픈 듯이 억울한 느낌으로 아프다. 그러고 나서 정작 헤어질 때는 아무 감정이 없다. 이미 아프면서 마음의 정리가 되는 것 같다. 희수의 방어기제는 무기력이다. 무기력으로 자신을 껍질 속으로 고립시키는 것이다. 상대에게 진심을 주지 못하고 상대의 진심도 받아들이지 못할 때 무기력이 찾아온다.

희수는 정말 좋은 순간이 오면 두렵다. 좋은 감정이 깊어지면 진심을 표현 하고 싶고 표현을 하고 나면 더 깊은 친밀감이 형성되는 것이 보편적인 연애의 과정이라면, 희수는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것조차 두려워 먼저 감정을 차단한다. 더 깊어지면 못 헤어 나올 것 같고 누군가를 깊이 사랑한다는 것은 곧 결별로 이어지는 것으로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와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는 마음조차도 더 깊어지기 전에 서둘러 철회를 한다. 그래서 거절당하지도 않고 그로 인해 무기력해지지도 않으며 좋아했던 상대에게 마지막은 나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고 싶은 것이다.

연애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자기가 존재하지 않는 연애는 갈등과 고통의 연속일 뿐이다. 연인과 공감적 지지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치유적 관계를 형성하면 ‘상처가 되는 좌절’로 인한 자기결손도 메울 수 있다. 희수는 이후로 연애를 할 수 있을지 또 연애를 꼭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할 수 있다면 자신이 존재하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만약 다시 할 수 있다면 내가 존재하는 연애를 하고 싶어요. 너무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싫은데 그래도 자기가 있는 사람... 그러니까 절대 아빠 같은 사람이 아니면 좋겠어요.”

 

참고

박현우(2017). 연애경험을 통한 대학생의 자기발견 및 확장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박현우

-현우삼담심리연구소장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순천향대학교 출강

-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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