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보문산 개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김선미의 세상읽기] 보문산 개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대전시, 곤돌라·전망타워만 있으면 관광객 유치는 저절로?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19.08.0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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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산책하러 보문산에 가끔 간다. 나무들이 울울창창해 깊은 숲에 와 있는 것 같다. 사계절 숲이 그려내는 변화의 모습과 아름다움은 어떤 미사여구로도 설명이 불가하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보문산 전망대에도 간다. 키 낮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광은 오래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곧 철거될 운명인 한밭종합운동장, 야구장도 예전 그대로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사옥인 쌍둥이 빌딩이 그나마 시선을 끈다.

사계절 아름다운 보문산, 키 낮든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도 나쁘지 않다

어쩌면 머지않아 지금처럼 단출한 전망대가 아닌 하늘을 찌를 듯 기세등등한 전망타워에서 대전시 야경을 바라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어찌 야경뿐이랴.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아찔한 높이에서 수직 낙하하는 자이로드롭을 타고 아드레날린을 뿜어내며 비명을 지르는 이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도시들에서 보았던 굵은 쇠줄에 새집처럼 매달린 곤돌라가 쉼 없이 돌아가는 모습도 눈에 띨 것이다. 6년 후쯤 만나게 될 보문산의 새로운 풍경들이다.

대전의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기본계획’과 함께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사업’, 보문산 개발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보문산 개발 계획의 핵심은 신축 야구장과 오월드, 뿌리공원 등을 연계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종합적인 문화레저 공간 조성이다.

보문산 개발 핵심, 예산의 절반이 넘는 곤돌라 170층의 전망타워

올해부터 2024까지 △테마형 놀이시설 △스카이 곤돌라 △보문산 전망타워 등을 만들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1144억 원에 달한다. 이는 올 초 대전시가 제시했던 770억 원보다 약 400억 원 가량 증가한 액수다.

하지만 벌써부터 개발 주체, 개발 방향, 자연훼손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며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당초 민자유치에서 대전도시공사가 투자를 하는 공영개발로 전환한 데에 대한 타당성 문제다. 자연을 훼손해 테마파크를 만드는 일이 도로를 개설하고 다리를 놓는 것처럼 공공성이나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는 일인지 하는 질문이다.

이에 더해 가장 큰 쟁점은 개발에 따른 파급 효과다. 과연 사업성이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대전 방문의해를 맞아 대전시는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장담하고 있으나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획기적인 방안이 모색되지 않는 한 요원해 보인다. 관광객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또 체류형이 아닌 ‘스쳐 지나가’는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업성, 경제적 파급효과 미지수, 테마파크 공영개발 타당한가

자연훼손 문제는 또 다른 쟁점이다. 대전시는 대전야구장과 뿌리공원 사이 5.2㎞를 잇는 스카이 곤돌라를 설치해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1단계는 야구장과 오월드 사이 4.2㎞, 2단계는 오월드와 뿌리공원 사이 1㎞를 연결한다.

1년에 70일 정도 사용하는 야구장 신축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키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야구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케이블카의 일종인 곤돌라를 설치해 보문산 연계 관광으로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자연파괴 논란이다. 산간에 케이블카나 곤돌라를 설치하려면 벌목하고 거대한 구조물을 세워야 하는데 나무를 자르지 않고 시설물을 넣을 수는 없다.

천문학적 예산 들여 명품 도시숲 조성 대전시, 보문산은 훼손?

곤돌라 설치 예산도 100억~200억 원 정도였던 타 시도에 비해 훨씬 많은 620억 원에 이른다. 물론 타 지자체에 비해 설치 구간이 길기는 하다. 그럼에도 전체 보문산 개발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한편에서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명품 도시숲을 만들겠다고 나선 대전시가 경제성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원도심의 중요한 녹색공간을 파헤치는 행위가 타당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해상케이블로 대박이 난 통영, 여수, 부산은 원래도 관광 인프라가 탄탄하고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관광객이 넘쳐 나는 지역이다. 그리고 이미 수십 곳의 지자체가 대박신화에 기대 앞다퉈 케이블카 곤돌라 설치에 나서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 되고 있다.

이미 블루오션 시장 답습, 치밀하지도 획기적이지도 않은 계획안 

하늘을 찌를 듯한 전망타워도 논란거리다. 현재 전망대 자리에 무려 60층 가까운 170m의 전망탑을 세우겠다는 발상은 그저 놀랍기만 한다. 보문산 정상의 3분의2에 해당하는 높이다. 전망대, 회전식 레스토랑, 자이로드롭 등을 설치하는 전망타워 역시 자연파괴, 경관 훼손의 시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엇보다 대전시가 구상하고 있는 보문산 개발계획은 치밀하지도 획기적이지도 못하다. 이미 타 지자체들이 하고 있는 것들의 답습 이상의 독창적인 기획을 찾기 어렵다. 물론 지금 제시된 안은 확정된 것은 아니고 앞으로 전문가 의견수렴, 공청회, 시민의견 등 다양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해 9월 중 발표한다고 하지만 크게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

벌써 8월이다. 사회적 합의를 이르기에는 주어진 시간도 짧을뿐더러 꼼꼼히 따져봐야 할 부분은 차고 넘친다. 자연훼손과 경제성은 미래와 현재를 위해 철저하게 분석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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