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성교회 세습 ‘무효’, 완전 철회까지는 ‘가시밭길’
    명성교회 세습 ‘무효’, 완전 철회까지는 ‘가시밭길’
    분석] 재판국 판결에도 강제 수단 없어, 명성교회 ‘법적 대응’ 맞서
    • 지유석
    • 승인 2019.08.08 16:0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성교회 전경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명성교회 전경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창립자 김삼환 원로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를 후임에 세우면서 불거진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전사회적인 이목을 끌었다. 

    명성교회가 등록 교인수 10만의 대형교회이지만, 그럼에도 일개 교회의 후계 구도에 이토록 이목이 쏠린 건 이례적이다. 일단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불법으로 가닥이 잡혔다. 

    5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재판국(국장 강흥구 목사)은 김하나 목사의 명성교회 담임목사 임명이 무효임을 선언했다. 

    총회재판국의 최종 결과발표는 자정을 넘긴 시각에 나왔다. 그럼에도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은 이 소식을 속보로 타전했고, 포털 '다음', '네이버' 등엔 '명성교회'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다시 한 번 명성교회의 이슈 폭발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명성교회 세습 철회? ‘NO’ 

    그러나 과연 세습 철회가 즉각 이뤄질 것인가 하는 의문은 여전하다.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나왔다. 

    당사자인 명성교회는 즉각 불복을 선언했다. 명성교회는 장로회 명의로 6일과 7일 잇달아 입장문을 내놓았다. 

    명성교회는 6일 자 입장문에선 "후임목사 청빙은 세습이 아닌, 성도들의 뜻을 모아 당회와 공동의회의 투표를 통한 민주적 결의를 거쳐 노회의 인준을 받은 적법한 절차"라면서 "제102회기 재판국과 헌법위원회, 103회기 헌법위원회에서는 일관되게 서울동남노회의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 결의가 적법하다는 해석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7일 자 입장문에서도 재차 "우리는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서 결정한 청빙(담임목사 임명) 절차는 교단의 규정이나 장로교의 정신에도 하자가 없으며 헌법위나 규칙부 등에서도 발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목사의 위임식은 법리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번복이 불가한 일"이라는 입장까지 덧붙였다. 

    5일 명성교회 불법 세습 논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전사회적인 이목을 끌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5일 명성교회 불법 세습 논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전사회적인 이목을 끌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총회재판국이 세습 무효 판결을 내렸다고 하지만, 명성교회가 수용하지 않으면 판결 결과를 강제할 장치가 없다. 

    교단 헌법엔 "해당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를 담임목사로 임명할 수 없다"(28조 6항 1호)는 규정만 있을 뿐, 이를 어겼을 경우에 대비한 제재 조항은 마련돼 있지 않다. 

    얼핏 교단 헌법이 엉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 수 있다. 그러나 세습 금지 규정을 만들어 놓으면 '당연히' 지킬 것이란 신뢰가 작동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예장통합 교단이 103회기에 이르기까지 헌법 규정, 그리고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총회 결의 준수를 불문율처럼 여겨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장통합 교단 스스로 일개 교회가 헌법을 흔드는 상황을 예상 못 했을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교단 지도부의 잘못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림형석 총회장 등 현 103회기 지도부는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2년 가까이 이어짐에도 아무런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논란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서울동남노회(아래 동남노회)의 사고노회 지정일 것이다. 예장통합 교단의 경우, 목회자 임명은 노회의 의사결정에 따라 이뤄진다. 또 각 노회가 임원을 선출하지 못했을 때 '사고노회'로 지정하고 수습전권위원회를 파견한다. 즉, 교단 관리체제로 둔다는 말이다. 

    명성교회는 동남노회에 속해 있다. 동남노회는 김수원 목사(노회장), 이용혁 목사(서기) 등 임원진이 엄연히 존재했다. 임원 지위의 적법성을 두고 노회 내부에서 공방이 없지 않았지만, 총회재판국은 지난 해 3월 적법 판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교단 지도부는 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하고 수습전권위를 꾸렸다. 수습전권위는 7월 임시노회를 주도했고, 이 노회에서 최관섭 목사가 노회장으로 뽑혔다. 

    말하자면 노회는 하나인데, 두 명의 노회장이 존재하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더구나 최관섭 목사란 인물은 김하나 목사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킨 장본인이었다. 교단 지도부가 명성교회 세습을 승인하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의구심이 일만한 지점이었다. 

    하지만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 세습에 대해 불법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이후 세습 철회를 위한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완전한 세습철회, 지금부터 시작 

    5일 오전 장로회신학대학교 세습반대 TF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명성교회 불법 세습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5일 오전 장로회신학대학교 세습반대 TF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명성교회 불법 세습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예장통합 교단은 오는 9월 104회기 총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총회에서 재판국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열려 있다. 

    총회재판국은 지난 해 찬성 8, 반대 7로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다음 달인 9월 103회기 총회는 해당사건에 대해 재심을 결의했고, 재판국원도 전원 교체했다. 

    사회법정으로 말하면,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 환송한 셈이다. 이에 대해 총회재판국은 불법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104회기 총회가 이 판결을 다시 한 번 뒤집을 수 있을까? 단정해서 답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교단 최고 의사결정 기구가 한 번 파기 환송한 사건을 또 다시 뒤집을 가능성은 낮다. 더구나 전사회적인 이목이 쏠린 사건이기에 총회로서도 부담이 크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굉장히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돼왔다. 그러나 본질은 간단하다. 한 대형교회가 교단의 헌법과 공적 의사결정을 무시한 채, 이기적 욕망을 관철시키려 했다. 그리고 림형석 총회장을 정점으로 한 교단 지도부는 명성교회의 눈치만 보다가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이게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명성교회는 여전히 김하나 목사 임명이 적법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더니 이젠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명성교회 이종순 수석장로는 7일 수요예배 중에 “신앙양심과 자유의사에 따라 김하나 목사를 청빙했다”며 “재판국 판결이 시류에 따라 뒤집히는 건 부당하다 생각해 법적 수단을 통해 부당함을 호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명성교회의 이 같은 태도에 따라 완전한 세습 철회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세습 철회를 위한 과정은 지금부터가 시작일 수 있다.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승덕 2019-08-08 18:20:51
    기독교에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럽에 한 번 다녀오세요. 비판보다는, 깊은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하고 은헤로운 말을 하시는 좋은 인품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지상에 완전한 사람 없고, 완전한 대통령 없고, 완전한 교회, 국가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