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복지이야기] 맨(Man)파워, 휴먼(Human)파워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맨(Man)파워, 휴먼(Human)파워
-남자보다 적은 급여, 편견, 제도 없애는 노력 필요
-여성, 남성보다 괜찮은 일자리 찾기 어려워
  • 김세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과 교수
  • 승인 2019.08.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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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서울 연구원은 지난 7일 ‘2017년 서울 남녀 노동인력의 일자리 현황’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괜찮은 일자리로 ‘상용직이면서 일하는 시간이 주당 15시간에서 49시간에 달하고 2017년을 기준으로 월 2백만 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일자리’로 정의 했다. 여기에서의 상용직은 정규직이면서 퇴직금과 상여금은 물론 각종 수당을 받는 노동자들을 의미한다.

연구원이 밝힌 현황에 따르면, 남성의 월평균 급여는 315만4000원이었다. 반면 여성의 월평균 급여는 198만8000원이었다. 괜찮은 일자리의 남녀평균임금이 110만원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

기회와 경제 · 인재가 집중된 서울에서 45.3%의 남성들이 괜찮은 일자리를 차지했고, 여성들의 29.9%만 비교적 나은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남성들이 일하는 산업은 소매업(8.5%), 도매 및 상품 중개업(7.6%), 전문직별 공사업과 음식점과 주점업(각 6.4%)등 의 순 이었다.

여성들은 교육서비스업(12%), 소매업(11.6%), 음식점과 주점업(11.1%) 등의 순으로 집계되었다. 이 발표대로라면 서울의 노동시장은 남성우호적이고, 남성들이 소매업종에 가장 많이 근무하고 있으며, 여성은 교육서비스업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는 휘발성이 강한 주제다. 예외 없이 남녀의 격차나 불평등조사가 따라붙는다. 성격차지수도 그 중 하나다.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말 그대로 남성과 여성의 성 별간 격차를 나타내는 지수다. 평가의 기준을 보면 '경제 참여와 기회', '교육성취'', '건강과 생존', '정치적 권한' 네 분야로 나뉜다.

2018년 11월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145개국 중 115위(2017년 118위)였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순위만을 근거로 우리나라여성의 인권이 매우 낮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국가의 역량이나 질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남성대 여성의 비율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했기 때문이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열악한 상태는 양성 평등한 상태와 같은 점수를 받는다.

명예살인, 강간이 벌어지고 있는 인도, 여성에 대한 성착취가 만연한 우간다보다 한국이 GGI 순위가 낮다. 나라마다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한계이다.

초등교육 부문에서 63위까지를 여성의 입학률이 남성의 입학률보다 높은 국가들이 점유하고 있다. 4위 말라위, 8위 레소토, 9위 케냐, 10위 방글라데시, 11위 탄자니아, 13위 우간다, 15위 르완다, 17위 부탄, 20위 짐바브웨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남녀 초등 입학률이 모두 100%인 일본은 64위다. 

이런 문제 때문에 언급되는 것이 유엔개발계획의 성불평등지수(GII: Gender Inequality Index)다. 2018 성불평등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0.063점으로 189개국 중 10위를 유지했다.

점수가 0이면 남녀가 완전한 평등상태이고, 1이면 완전한 불평등을 의미한다. 우리보다 앞선 나라들은 스위스, 덴마크, 네델란드, 스웨덴, 벨기에,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보다 앞선 순위다.

유엔개발계획의 평가는 생식 건강(모성사망률, 청소년 출산율), 여성 권한(여성의원 비율, 중등이상 교육받은 인구), 노동 참여 등 3개 영역 5개 지표를 통해 이루어진다.

어쩌면 이런 남녀의 불평등을 알려주는 지수에 새로운 지표가 하나 포함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로 ‘성 중립적 언어’지표다.

남녀 성별을 나타내는 대명사 대신 직책이나 직위로 부르고, 남성이나 여성적인 단어를 없애는 것이다. 형제를 뜻하는 ‘브라더(brother)’나 자매를 뜻하는 ‘시스터(sister)’를 형제자매를 뜻하는 ‘시블링(sibling)’으로 바꾸는 것이 그 예가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주 의회는 지난 달 특정성별을 연상케 하는 단어를 성 중립적 표현으로 바꾸는 조례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 조례는 교통과 보건 및 안전 규정, 쓰레기 수거, 환경 규칙, 건설 허가 등 모든 도시 사업 분야에 적용된다.

시 당국은 인력을 뜻하는 ‘맨파워(manpower)’를 ‘휴먼에포트(humaneffort)’나 ‘워크포스(workforce)’로 바꾸도록 했다. `맨홀(manhole)`은 지하 수로를 청소하거나 지하에 매설된 시설물을 수리할 때 사람(man)이 들어가는 구멍(hole)이라고 해서 붙여졌다. `맨`은 남녀 구분 없이 사람을 일컫기도 하지만 남자를 지칭할 때가 많으니 성불평등을 조장하는 단어라는 게 버클리시 의회의 주장이다. 

반응은 엇갈린다. 단어가 생각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사회적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고, 사회가 변화한다면 언어도 바뀌어야 한다는 긍정적 입장도 있지만, 재정낭비를 유발시키거나 언어에 대한 폭력이라는 반대도 있다. 

언어를 통해 인식과 세상을 바꾸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보다 먼저 결혼출산 후 사회생활제한, 출산과 육아 강요와 간섭,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 여성을 대상으로 한 직장에서의 비하적이고 부적절한 대화, 승진기회제한, 고위직 진출 제한, 차별적인 업무내용, 고용기회제한 등을 철폐하는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함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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