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3] 동생이 모진 추위 잘 견디는지 지켜보는... 당진 상수리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3] 동생이 모진 추위 잘 견디는지 지켜보는... 당진 상수리나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08.19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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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 순성면 백석리 상수리나무.
당진시 순성면 백석리 상수리나무.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이 나라 어느 곳에든 상수리나무가 많다.

창문만 열면 흔하디 흔한게 상수리나무였다.

흔히 참나무라 불리지만 식물분류학적으로 참나무는 없다.

중부지방에서는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를 ‘참나무 6형제’라 부른다.

열매는 사뭇 다르지만 밤나무도 참나무과에 속한다.

이들이 떨군 열매는 조금씩 다르지만 잎을 구분하는 건 쉽지 않다.

상수리나무는 먹을게 없던 시절 묵을 쑤어 먹을 수 있는 도토리를 내어주었기 때문에 흔하면서도 귀한 나무였다.

자칫 남의 산에 열린 도토리를 함부로 주어 갔다가는 혼쭐이 나고 돌려줘야 할만큼 상수리나무는 귀했다.

상수리나무는 산기슭이나 마을근처에서 자란다.

도토리를 맺는 나무라서 흔히 ‘도토리나무’라고도 부른다.

잘 자라면 30m까지 자란다.

봄에 꽃이 피고 나면 열매는 다음 해 가을에 익는다.

임지왜란 때, 피난 중이던 선조의 수라상에 이 나무의 열매로 묵을 쑤어 올렸다 해서 처음에 ‘상수라’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나중에 ‘상수리나무’가 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낙엽활엽수는 가을이면 빨강이나 노랑 또는 갈색 등의 색깔로 마지막을 만끽하며 자연의 순화에 합류시킨다.

겨울이면 차가운 허공에 앙상한 가지로 수만가지 형상을 그리며 종교적 명상을 자아낸다.

그러나 같은 낙엽활엽수지만 상수리나무는 다르다.

나뭇잎과 잎자루는 말랐지만 대부분 그대로 붙어 겨울을 난다.

조금 거리를 두고 상수리나무를 보면 붙어있는 잎 자체가 또 다른 ‘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나무 전문가들은 상수리나무를 ‘우애가 돈독한 나무’라고 말한다.

모진 추운 겨울 추위에 어린 동생(겨울눈)이 잘 견디는지 지켜보는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시 당진천변에 가면 조경수로 상수리나무가 심어져 있다.

당진향교 뒷산에는 제법 아름드리 되는 상수리나무가 여러그루 있다.

면천면 성상리에는 170여 년으로 추정되는 상수리나무가 마을 나무로 보호 받고 있다.

사진으로 소개한 순성면 백석리 상수리나무는 수령 230여 년으로 높이 25m, 둘레 3m로 당진시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그 옛날 먹을게 귀하던 시절 배고픈 이들에게 도토리를 선물하던 이들 상수리 나무.

지금도 가을이 되면 이곳들을 찾아 도토리를 줍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배가 고파서만은 아닌 듯 하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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