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대전 유성구 용산동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 사업자가 지역 사회 기여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자 대전용산개발(주)는 사실상 호반건설 자회사다. 대기업이자 호남 업체인 호반건설이 대전에서 돈을 벌어갈 예정임에도 교통 흐름을 분산시킬 연결도로 건설에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360억 원 연결도로 신설에 사업자 “절반만 부담”
대전시 등에 따르면 주민들은 용산동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지(관평동 343-1번지)와 유성대로를 직접 잇는 도로(폭 17.5m, 길이 910m)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업 부지로 진입하는 도로가 사실상 하나여서 교통체증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3597가구의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까지 들어설 경우 용산동 일대는 교통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통합심의위원회도 “유성대로와 연결하는 도로를 대전시와 협의해 설치하라”고 사업자에 요구했다.
연결도로 추정 예산은 360억 원이다.
용산개발 측은 360억 원 중 절반만 부담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는 지구 내에서 공원 등 1000억 원 규모의 기반시설을 조성해 대전시에 기부채납하기로 돼있다. 이런 마당에 연결도로 비용 360억 원을 추가 내기 부담스럽다는 게 용산개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개발, 타 지역 업체 호반건설 자회사
주민들은 사업자 용산개발이 사실상 호반건설 자회사인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용산개발은 호반건설의 대규모 기업집단에 소속돼 있다. 용산개발의 의사 결정에 호반건설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구조다. 사실상 자회사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전국 10위 안에 드는 전국구 건설사로 주택 사업이 주력으로 손꼽힌다.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대전에서도 호반건설 아파트 브랜드인 ‘호반베르디움’을 찾아볼 수 있다.
대전서 돈만 벌고 가지 말아야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은 임대 물량이 51% 이상이어야 하지만 수익 창출은 자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 사업의 추진 형태에 따라 수익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용산동이라는 좋은 입지에는 분양과 임대 모두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현대아웃렛이 계획된 용산동은 부동산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KB부동산 조회 결과 2억 4000여만원이었던 관평동 A아파트(전용면적 84㎡)는 지난 해 11월 용산동 현대아웃렛 착공 이후 가격이 7000만원이나 뛰었다.
이처럼 노른자 땅에서 돈을 벌어가는 용산개발이 지역 사회와 상생의 모습으로 연결도로 예산을 부담해야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시가 사업자를 설득해야하는 등 대전시 역할론 역시 급부상하고 있다.
관평동 한 주민은 “대전시가 사업을 위해 부지에 대한 그린벨트까지 해제시켜줬다. 사업자 입장에선 대전시 행정 도움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용산개발은 사실상 호반건설 소유가 아닌가. 호남 업체가 대전에서 돈 벌고 나 몰라라 하지 말고 연결도로 신설 예산을 내놓는 등 지역과 상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업자와 원만하게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굿모닝충청>은 용산개발 측 입장을 들어보려 취재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용산동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은 관평동 343-1번지 일원 29만 ㎡ 부지에 3597가구의 공동주택을 만드는 사업이다. 분양 물량 1766세대, 임대 물량 1831호이며, 공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