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장 없이 대리투표 주장하며 무효 소송
모두 잘 아는 동네 사람...위임장 확인 안해
이사 겸직 금지 알면서 시설관리공단 직원 뽑아"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주)천안시추모공원장례식장>이 대표이사 선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주)천안시추모공원장례식장>은 지난 달 10일 주주 101명 중 89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표이사를 뽑는 선거를 진행했다.
마을기업 성격인 <(주)천안시추모공원장례식장>은 매 번 주주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대표이사를 선출하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는 엄모씨가 상대 후보인 이모씨를 5표 차이(47대 42)로 따돌리고 대표인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이 중 6명이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리투표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주주의 배우자 이거나 직계가족일 경우 위임장을 제출하면 대리 투표가 가능하다.)
전 감사였던 김모씨 등 7명은 최근 이날 선거가 무효임을 판단해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 엄씨를 상대로 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새로 선임된 엄 대표이사는 “3년 전 선거에서도 위임장 없이 대리투표한 사람이 여럿있었다. 주주 대부분이 평생을 함께 살아온 마을 사람이기 때문에 가족 관계를 잘 알아 굳이 형식적인 위임장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투표장까지 왔다가 갑자기 배탈이 난 한 주주는 주주명부 확인을 돕던 딸에게 ‘네가 대신 투표하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기도 했다. 위임장을 가지고 온 대리투표자도 있었지만 아무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지지했던 후보가 떨어지자 선거를 없던 것으로 만들고자 문제를 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리투표자 중에는 이미 사망한 주주를 대신해 온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주)천안시추모공원장례식장>은 주식 승계 절차도 없이 사망한 주주의 자녀와 부인에게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에 새롭게 선임된 이사 중에는 천안시시설관리공단 직원이 7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시시설관리공단은 선거에 앞서 전 이사진 중에도 공단 직원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 이사직 사임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주)천안시추모공원장례식장>은 관리공단 직원은 이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공단 직원을 다시 이사로 선임한 셈이다.
천안시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공단 직원은 다른 법인회사 이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고 버틸 경우 징계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