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보자 두고 쏟아진 보도, ‘한 방’은 있었나?
조국 후보자 두고 쏟아진 보도, ‘한 방’은 있었나?
분석] 인과관계 입증에 소홀한 채 의혹만 부풀린 언론
  • 지유석
  • 승인 2019.08.26 16:4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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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후보자가 26일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조 후보자는 앞서 25일과 26일 국민 앞에 자세를 낮췄다. ⓒ YTN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조국 후보자가 26일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조 후보자는 앞서 25일과 26일 국민 앞에 자세를 낮췄다. ⓒ YTN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식을 줄 모른다. 특히 여론의 관심은 온통 조 후보자 딸의 입시전형 특혜 여부에 쏠리는 양상이다. 

조 후보자가 지명된 시점인 9일부터 26일까지 언론은 조 후보자 본인과 주변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그중 조 후보자 딸 특혜의혹을 다룬 기사가 특히 많았다. 

포털 '네이버'엔 이 기간 동안 조 후보자를 주제로 한 기사가 268,681건이 올라왔다. 이중 조 후보자 딸을 다룬 기사가 8,647건이었다. 

법무부 장관이 법무행정을 총괄하고, 검찰조직을 움직이는 부처여서 중요도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보아도 이 같은 현상은 이례적이다. 

문제는 이렇게 쏟아지는 각종 보도에도 조 후보자가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다든지, 혹은 조 후보자 딸이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특혜를 입었다는 직접적 인과관계를 입증한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중 몇 가지 사례를 추려본다. 조 후보자 딸이 단국대학교와 공주대학교에서 인턴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청권 지역 언론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충청일보>는 25일 '조국의 딸 특혜논문의혹, 교육부가 문제다'란 제하의 칼럼을 실었다. 이 칼럼 중 일부를 아래 인용한다.

"외고 2학년 때 2주 동안 단국대 의학연구소 인턴을 거쳐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한 논문에서 현직 교수를 제치고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고 3 때는 공주대 생명과학과에서 3주가량 인턴을 한 뒤 국제조류학회 발표 초록에 제3저자로 등재됐다.

딸의 공주대 인턴 면접에 조후보자 아내가 동행해 지인 교수를 만났다는 사실도 나왔다.(중략) 인턴기간이 겹치는 의혹이 있다. 단국대에 이어 공주대가 논문 작성에 참여한 후보자 딸의 소속 기관을 ‘한영외고’가 아닌 ‘대학 소속’으로 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편법을 넘어 위법 소지를 안고 있다."

앞서 KBS 대전방송총국도 21일 "조 후보자 딸이 10년 전 공주대에서 인턴을 하고 논문 제3저자로 등재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공주대가 입장을 내놨다. 논문 저자가 아닌 논문 요약본의 발표자였다는 건데 이것도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어 <충청헤럴드>도 22일자 칼럼에서 조 후보자 딸의 인턴시절 경력을 문제 삼고 나섰다. 

"인턴십 2주정도 경험한 고1 학생이 유명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 제1저자라고 한다면, 그가 천재가 아니라면 외국 대학들이 모두 비웃을 일이다. 분명해보이는 것은 조 후보자의 딸이 한 학기 유급하자 후보자가 해당 지도교수를 만났고, 이후 내리 장학금을 받을 정도였다니 그리 천재성은 갖지 않았을 법하다. 

더욱이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이미 연구기간이 종료된 연구사업에 1년뒤 참여한 것으로 하여 제1저자로 '숟가락 얹기' 식으로 등재했다는 것이고 보면, 고려대 입학전형과정에서 명백한 '위계에 의한 공무방해'일 공산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전반적인 논조는 조 후보자의 딸이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위법에 가까운 특혜를 누렸다는 인상을 풍긴다. 

이미 우리사회는 대통령 비선실세가 자신의 자녀에게 입시 특혜를 준 데 대해 공분한 적이 있었다. 조 후보자 딸 특혜의혹에 대해 여론, 특히 젊은 층이 분노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분명 조 후보자는 우리사회의 특권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딸의 '장래'를 위해 이런저런 영향력을 행사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젊은 층의 공분은 충분히 이해한다. 

냉정 잃은 언론, 가짜뉴스와 뭐가 다를까? 

자유한국당은 조국 후보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한국당은 24일 장외집회에서 조 후보자를 맹비난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자유한국당은 조국 후보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한국당은 24일 장외집회에서 조 후보자를 맹비난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그러나 이 의혹을 다루는 언론은 냉정해야 한다. 적어도 조 후보자의 딸이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특혜를 누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조 후보자가 당시에 무소불위의 권력자로 전면에 드러났거나, 막후 비선실세로 숨어 있었다는 정황이 불거졌어야 한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이 단국대-공주대에서 인턴을 한 시점은 10년 전인 2009년이었다. 당시는 이명박 전 정권 시절이었고, 조 후보자는 갓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임용된 시점이었다. 

요약하면 조 후보자의 권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고, 더구나 정치권력과는 거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조 후보자 위치에서도 딸이 이런저런 특혜를 누릴 수 있었다면 교수, 특히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교수 집단이라는 기득권을 먼저 문제 삼는 게 순서일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은 직접적 인과관계 입증 없이 의혹 제기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 유력 신문은 물론 <한겨레>, <경향> 같은 진보성향 신문까지 '조국 때리기'에 나서니,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일단 조 후보자는 자신을 낮췄다. 조 후보자는 25일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하여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말았다"고 적었다. 

26일엔 "권력기관 개혁에는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부에 따른 교육혜택 등 우리 사회에서 해결되어야할 다른 중요 문제는 간과했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적어도 이쯤되면 이제 더 이상 논란을 증폭시키기보다 수습에 나서야 할 시점 아닐까? 조 후보자 외에도 8개 부처 장관후보자가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부처 장관 후보자는 조 후보자에 가려 존재감조차 없다. 다행히 여야가 26일 법사위 간사회의에서 다음 달 2일, 3일에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권력감시와 의혹 제기는 언론 본연의 사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활동은 어디까지나 유력한 근거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심증이나 사실성이 의심스러운 소문 혹은 인터넷 게시글을 근거로 한 의혹 제기는 온라인상에서 넘쳐나는 가짜뉴스나 다를 바 없다. 

이런 맥락에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적은 글은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

“나는 법무장관 후보자 조국씨가 인사청문회 전에 중도사퇴하지 않기를 바란다.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중략) 누군가를 비난하려면 비난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들어야 하지만 당사자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이건 그냥 상식이다. 특히 정파적이기 짝이 없고 황색주의에 쩌든 한국 언론이 그 비난의 선봉에 서서 설칠 때는 더욱 그러하다.

한국 언론의 마녀사냥에 한 두 번 당한 게 아니면서도 왜들 이렇게 모두 흥분하는지 모르겠다. 청문회까지 며칠 더 기다리는 게 그렇게 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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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2019-08-28 20:00:31
자한당과 적폐들이 충청도에서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지지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공주대를 선동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때 가짜뉴스만들어 여론조작을 기억할것이다
더이상 이같은 계락에 넘어가선 안된다

부메랑 2019-08-27 12:34:07
조국으로 인해 나라가 어렵게 되었지만, 장관되면 부메랑되어 문제인 정부도 곧 함께 무너지게 생겼네요

진짜 언론 2019-08-26 21:38:53
모든 언론이 편파보도를 넘어서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논란, 의혹을 부추길때 진실을 말해주고 진짜를 말해주는 언론 하나는 있어야지요.

솔라 2019-08-26 17:51:41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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