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인] “봉사는 가슴을 뛰게 하는, 살아있는 의미”
    [굿모닝충청인] “봉사는 가슴을 뛰게 하는, 살아있는 의미”
    이정제 대전 ‘사랑의 사다리 밴드’ 회장 “생업 미룬 회원들 참여 감사”
    결성 3년 만에 8000명 모여 3만 시간 봉사… “봉사, 나를 위한 것”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9.08.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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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순수 민간봉사단체인 사랑의 사다리 밴드 리더 이정제 회장. 사진=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봉사는 제 가슴을 뛰게 하고, 살아있는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일입니다.”

    봉사를 통해 재미와 행복을 느낀다. 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우리 사회를 더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으로 만들고 싶다.

    우연히 시작한 봉사활동이 삶의 행복이 되는 대전 토박이가 있다.

    대전 ‘사랑의 사다리 밴드’ 이정제(53) 회장, 그에게 봉사는 그가 소망했던 사회사업이다.

    수익 창출이 목표가 아니다. 정치적 목적도 없다.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에 조금이라도 가깝게 다가서자는 게 그의 소망이다.

    사랑의 사다리 밴드는 결성 3년 만에 8000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봉사 단체로 거듭났다. 사진=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사랑의 사다리 밴드는 2016년 8월 8일 온라인 밴드를 통해 처음 시작됐다.

    밴드 결성 7시간 만에 1000명이 모였다. 놀라운 기록은 시작일 뿐이었다. 3년이 지난 현재 8000명으로 성장했다. 20대부터 70대까지, 가족, 친구, 사돈지간까지… 그 누구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 참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회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봉사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누구나 제약 없이 손쉽게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라고 밴드 결성 취지를 밝혔다.

    또 “대전에서 온라인 밴드를 통해 봉사를 시작한 것은 사랑의 사다리 밴드가 처음이다. 주변 지인들도 도움을 줬으며, 무엇보다 봉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잠재적 열망이 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사랑의 사다리 밴드, ‘소외계층을 위해 연결고리가 돼 좋은 일을 하자’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관 보조금을 받지 않는 순수 민간봉사단체로서, 대전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규모를 자랑한다. 고정 회비와 모임도 없다. 회원들이, 익명의 독지가들이 시간과 비용을 내준다. 생업을 미루면서까지 참여하는 자발적 봉사활동의 밑거름이다.

    회원들은 분야별로 매달 20-25회 봉사활동을 한다. 자원봉사처 등록이 안 된 첫 해를 제외하고도 3년 동안 2만 2000시간을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첫 해를 포함하면 3만 시간 이상이라고 이 회장은 말했다.

    규모가 큰 만큼 밴드 내 조직도 봉사 분야별로 10개 소단체로 구성돼 있다.

    매달 2째 주 토요일 오전에 사랑의 밑반찬 봉사를 하는 ‘나눔봉사단’이 규모면에서 가장 크다. 이 외에도 ▲도배봉사단 ▲집수리봉사단 ▲도레미봉사예술단 ▲오카리나연주단 ▲바비큐통닭봉사단 ▲미용봉사단 ▲교통봉사단 ▲즉석빵봉사단 ▲다문화가족봉사단 ▲국수봉사단 ▲전기시설봉사단 ▲페인트봉사단 ▲한국타이어봉사단 등 이 운영되고 있다.

    또 대전시노인회, 5개 자치구 지체장애인협회, 시각장애인협회 등 장애인단체와 11개 아동보육시설, 150개 지역아동센터, 중증장애인거주시설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서도 이들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문 잠수부들로 구성된 대청호 수중정화 봉사단도 구성돼 있을 정도도, 분야·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다 간다”라며 “우리 회원들은 생색내지 않고, 그림자처럼 도움을 주는 진짜 봉사자들이다. 우리를 계속 찾는 이유다”라고 자부했다.

    자신의 생활을 고스란히 투자하는 이 회장의 희생(?)도 빼놓을 수 없다.

    도움을 요구하는 요청이 쇄도하는 탓에, 사전 현장답사부터 일정 조율, 회계 관리, 밴드 관리 등 이른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짬을 내기가 쉽지 않다.

    지인의 도움으로 마련한 단칸방 사무실에서의 생활이 이제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더 익숙할 정도다.

    이 회장은 “경제적인 면만을 따지고 보면 밴드 운영과 봉사활동에 어려움이 많지만, 회원들의 물심양면 후원과 정성으로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회장과 회원들의 갸륵한 마음은 대전을 넘어 전국적인 귀감이 되고 있다.

    올 3월에는 사랑의 사다리 밴드 자발적 봉사활동을 알게 된 유성의 한 독지가가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해달라며 1000만원을 후원했다. 다음 달인 4월에 추가로 2000만원 전해왔다. 천군만마의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회장은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나서는 의미가 전해지면서, 동참하고자하는 마음을 전하시는 분들이 생긴다”며 “후원금은 밴드를 통해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고정 재원과 자체 공간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애로다. 봉사활동을 위한 각종 집기류와 소품 등을 이곳저곳 직접 옮겨야 한다.

    “매달 270세대에 서너 가지의 밑반찬을 만들어 주는데, 주방기구와 식재료 등을 회원들이 직접 나르다보면 정작 봉사활동에는 전력을 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라며 “봉사를 위한 보금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라고 이 회장은 말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 회장과 회원들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수시로 지원해주는 개미 후원자들은 이들의 큰 원동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 회장의 봉사의 확장성을 위해 노력한다. 대전 5개 자치구에 지회를 만들어 소외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그의 또 다른 목표다.

    이 회장은 “우리 회원들은 봉사의 참된 맛을 아는 분들이다. 밴드 운영도 수평적이어서 누구나 똑같이 봉사를 한다”며 “함께 아름답게 동행하는 문화가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자부심을 표했다.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인 동시에 나를 위한 것이다”라는 이 회장의 봉사철학이 전하는 전하는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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