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NO’라고 외칠 수 있는 한국
    [노트북을 열며] ‘NO’라고 외칠 수 있는 한국
    여섯 차례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 취재를 마치고
    • 지유석
    • 승인 2019.09.0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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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옛 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선 7차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는 7월 20일부터 7주 연속 열렸고, 약 15만 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8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옛 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선 7차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는 7월 20일부터 7주 연속 열렸고, 약 15만 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2019년 여름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찜통더위가 한창이던 7월과 8월, 한국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7월 20일부터 8월 29일까지 광복절을 빼곤 매주 주말 광장은 촛불로 뒤덮였다. 

    7주 동안 15만의 시민이 거리로 나왔고, 무역도발을 감행한 일본 아베 정권을 향해 'NO 아베'를 외쳤다. 

    기자는 1차를 제외하고 여섯 차례 집회에 빠짐없이 나갔다. 현장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직업적 의무감 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나가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더 앞섰던 것 같다. 

    여섯 번의 집회를 통해 느낀 점이라면, “이제 우리도 당당하게 'NO'라고 외칠 수 있구나” 하는 자부심이었다.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는 서울 종로구 율곡로 옛 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과 광화문 광장에서 번갈아가며 열렸다. 광복 74주년을 맞이한 8월 15일 광복절엔 10만 여 명의 시민이 광화문 광장으로 나왔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NO 아베', '강제징용 사죄', '군사협정 파기'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과 촛불을 들며 아베 정권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또 아베 정권을 두둔하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조선일보> 등을 향해서도 따끔하게 질타했다.

    보수 자유한국당의 뿌리가 친일세력에 있다는 주장은 새삼스럽지 않다. 한국어로 발행됨에도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조선일보>의 논조 역시 알만한 이들은 익히 안다. 

    그러나 '친일 청산', 혹은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그간 좀처럼 공론의 장에 나오지 않았다.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를 제외한 역대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목소리를 불온한 것으로 치부했다.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 앞에선 한없이 머리를 조아렸다. 

    이런 경험은 비단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보수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몸소 겪은 생생한 체엄이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양승태 대법원의 강제징용 재판 개입, 12.28 한일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아래 지소미아) 체결 등이다. 

    한국 국민임이 자랑스럽다 

    일본 아베 정권의 무역도발 조치에 한국 시민사회는 촛불로 연대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일본 아베 정권의 무역도발 조치에 한국 시민사회는 촛불로 연대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시민들은 분명하고 결기에 찬 어조로 아베 정권을 향해 'NO'라고 외쳤다. 그리고 거리를 행진하며 강제징용, 위안부 동원 등에 사과하라고 외쳤다. 더 나아가 식민지배에 사과하라는 함성까지 울려퍼졌다.  

    이 같은 목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듯 우리 정부는 아베 정권에 정면대응을 선언했다. 8월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다. 승리의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독려했다. 이어 8월 22일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렸다. 

    무엇보다 지소미아 종료는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의 핵심 의제였다. 지소미아 연장 여부 통보시한인 8월 23일이 다가오면서 협정 종료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높아갔다. 저간의 상황을 감안해 볼 때, 광장의 촛불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이끌어낸 원동력이라고 보아도 무리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등과 관련 1965년 한일청구권 협상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동시에 한국에 해결책을 가져오라며 으름장을 놓는 상황이다. 미국은 한일 갈등을 수수방관하다가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강한 어조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제 한국 국민은 당당히 'NO'라고 외치고 나섰다. 앞으로 닥칠지 모를 어려움도 촛불의 힘으로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요즘은 대한민국 국민임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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