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교회 담임목사 두 차례 피습, 청부폭력?
    농촌교회 담임목사 두 차례 피습, 청부폭력?
    콘크리트 공장 유해성 알리다 의문의 피습 당한 김경호 목사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09.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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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서산 해미면에서 농촌교회 목회를 하고 있는 김경호 목사는 인근 ㄱ산업 콘크리트 공장의 유해성을 고발해 오다 의문의 피습을 당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충남 서산 해미면에서 농촌교회 목회를 하고 있는 김경호 목사는 인근 ㄱ산업 콘크리트 공장의 유해성을 고발해 오다 의문의 피습을 당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소규모 농촌교회를 담임하는 목사가 두 번에 걸쳐 피습을 당했다. 피해 목사는 청부폭력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충남 서산시 해미면 웅소성리 참된교회 담임목사인 김경호 목사는 6월 30일과 8월 4일 예배를 마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 

    김 목사의 진술에 따라 상황을 재구성 해보자. 6월 1차 피습 당시 괴한은 쇠몽둥이로 김 목사를 가격했다. 사건 발생 장소는 사택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김 목사는 어깨, 무릎, 팔꿈치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2차 습격에선 두 명의 괴한이 김 목사를 노렸다. 한 명은 둔기를 휘둘렀고, 다른 한 명은 김 목사의 얼굴에 화학물질을 뿌렸다. 김 목사는 눈을크게 다쳤다. 의료기관은 눈과 눈부속기 부분에 화학적 화상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김 목사는 1차 습격 이후 불안한 마음이 들어 교회와 사택 주변에 CCTV를 설치했다. 2차 습격 당시 상황은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경찰은 용의자를 검거했다. 괴한의 모자가 사건 현장에 남아 있었고, 경찰은 모자에 묻은 DNA를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현재 이 용의자는 구속 수감 중이다. 

    그런데 수사과정에서 용의자가 교회 인근에 위치한 ㄱ산업 대표와 초·중학교 동창임이 드러났다. 이러자 김 목사는 ㄱ산업이 배후가 아닌지 의심하고 나섰다. 김 목사의 말이다. 

    "범인들은 교회 예배 시간, 사택 위치와 동선 등을 꼼꼼히 파악한 것 같았다. CCTV를 확인해 보니 2차 습격 땐 괴한들이 사각지대로만 움직였다."

    ㄱ산업 콘크리트 공장 유해성을 고발해온 김경호 목사는 6월과 8월 테러로 의심되는 피습을 당했다. 김 목사는 청부폭력을 의심하고 있다. ⓒ 김경호 목사 제공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ㄱ산업 콘크리트 공장 유해성을 고발해온 김경호 목사는 6월과 8월 테러로 의심되는 피습을 당했다. 김 목사는 청부폭력을 의심하고 있다. ⓒ 김경호 목사 제공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ㄱ산업은 ㅈ산업 자회사로 수도관 등 콘크리트 관련 제품을 제조·납품하는 업체다. 공장은 대지 19,601㎡ 규모로 웅소성리 어귀에 위치해 있다. 

    공장 건립이 처음 추진된 시점은 2013년 6월로 당시 주민들은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ㄱ산업은 그해 8월 사업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그러다 2014년 5월 재차 사업계획을 추진했고, 관할 지자체인 서산시청은 10월 사업승인을 내줬다. 

    ㄱ산업 공장설립 허가가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적도 있었다. 공장은 태성산 정상을 깎은 뒤 들어섰다. 

    그런데 인근엔 토성과 마한 54부족 관련 유적이 산재해 있다. 이 지역 역사학자는 이 일대를 답사한 뒤 공장 이전과 복원의견을 냈다. 그러나 서산시 측은 적법절차를 따랐다며 이 같은 의견을 일축했다. 

    김 목사는 공장이 들어선 이후 주민들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공장에서 나오는 비산먼지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공장기계가 내는 소음도 견딜 수 없었다. 

    이에 김 목사는 콘크리트의 유해성을 인식하고,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서산시와 금강유역환경청 등 관할 관청에 비산먼지, 골재분진, 소음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었다. 한편 ㄱ산업이 이장 등 극소수에게만  사업동의를 받아낸 정황을 발견하기도 했다. 

    정황은 ㄱ산업 지목하는데 용의자는 함구 

    ㄱ산업 콘크리트 공장 전경. 이 공장은 설립 단계부터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ㄱ산업 콘크리트 공장 전경. 이 공장은 설립 단계부터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김 목사의 주장을 확인하고자 ㄱ산업 공장을 찾기로 했다. 공장에 가까이 갈수록 굉음이 들렸다. 공장 기계가 내는 소리였다. 스마트폰 앱으로 소음을 측정해 보니 최대 74데시벨까지 나왔다. 환경부가 정한 건설공사장 기계소음 피해인정기준 60데시벨을 넘는 수치다. 그리고 공장 주변은 먼지로 자욱했다. 

    정황상, ㄱ산업이 볼 때 김 목사는 눈에 가시나 다름없다. 김 목사가 ㄱ산업을 배후로 의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용의자는 ㄱ산업의 관련여부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ㄱ산업 본사인 ㅈ산업 측은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ㄱ산업 대표에게 확인하라"고 선을 그었다. 

    사건규명의 열쇠를 쥔 ㄱ산업 대표는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상태다. 김 목사는 "대표가 천안시내 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 기미가 보이자 1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김 목사 피습사건 진상과 배후를 밝혀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해당 청원에서 "서산경찰서는 1차 폭행 사건의 피의자를 검거하여 피의자를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사건의 배후를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2차 폭행의 피의자는 CCTV 영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사건이 또 다른 테러 사건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적극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폭행 사건의 진상과 배후가 규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19일 오후 맹정호 서산시장을 만나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앞서 서산경찰서엔 엄정한 수사를 당부했다고도 전했다. 김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사건이 벌어진 뒤 여러 언론사 기자들이 다녀갔다. 그러나 여론이 잠잠해 지고, 사건도 미궁에 빠지면 누가 또 다칠지 모른다. 이 일을 겪고 몸과 마음이 많이 다쳤다. 그럼에도 ㄱ산업이 이슈화되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진상이 명확히 밝혀질 때까지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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