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말다툼을 벌이다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용찬)는 24일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4) 씨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A 씨는 7월 30일 오후 4시 30분께 대전 동구의 한 주택에서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다, 어머니 B(84)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A 씨는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법정에 선 A 씨는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어머니는 평소 폭언을 일삼았고, '형이 죽었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죽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 등 무관심했다"면서 어머니 B 씨와 갈등이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했다.
다만 A 씨는 "사건 당시 어머니는 저녁식사 중 '형이 살아있다'고 갑자기 말을 바꿨다. 때문에 어머니가 '자식들 가지고 장난친다'고 생각해 순간적으로 분노했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당시 기억은 자세히 나지 않지만, 어머니의 음성을 들었다.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고 살해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또 A 씨는 재판부에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밝혔다.
다만 검찰 측은 "피고인은 평소 조현병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 지금 진술만 봐도, 국민참여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참여재판 진행에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어머니에 의해 강제 입원한 전력이 있지만, 조현병 등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국민참여재판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피고인과 상의 후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에 “국민참여재판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청증인 등을 검토해 다음 기일에 의견을 얘기해 달라"며 재판을 마무리했다.
다음 재판은 10월 14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