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①] 높고 좁은 공교육 문턱… 취학 유예 빈발
    [커버스토리 ①] 높고 좁은 공교육 문턱… 취학 유예 빈발
    특수아동 교육권 강화 절실-연령 따른 학습권만 지원, 학생 선발권도 학교에
    • 정민지 기자
    • 승인 2019.09.2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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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아동’. 정신적 발달, 감각적 능력, 신체적 능력, 사회적 행동, 의사소통능력 면에서 보통 아동과는 현저히 일탈돼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
    법적인 정의에선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지체장애, 정서·행동장애, 자폐성장애, 의사소통장애, 학습장애, 건강장애, 발달지체 등 10개 범주에 포함된 장애 아동으로 한정하고 있다.
    특수교육 관계자는 현재에 들어서 특수교육은 굉장히 활성화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여전히 특수아동들이 갈 곳은 없으며, 인프라는 부족하고, 법은 현실에 부합하지 못한 채 부실하기만 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특수아동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특수아동을 위해서도, 특수아동의 가족을 위해서도, 교사들을 위해서라도 특수아동을 위한 인프라 확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1. 특수아동을 둔 학부모 A 씨는 자녀가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시름이 더 깊어졌다. 아이 취학을 유예시키고 장애전담 어린이집에 계속 있게 해야 할지, 아이의 학습 연령에 맞춰 학교에 입학시켜야 할지 고민되는 것.

    어린이집은 오후 7시까지 아이가 케어 받을 수 있지만, 학교에 입학하면 오후 1시면 수업이 끝난다. 생계 때문에 맞벌이를 하고 있는 A 씨 부부는 아이가 학교 수업을 일찍 끝내고 오면 보살펴줄 수가 없는 형편이다.

    시교육청에선 “아이의 학습권을 보장해줘야 된다”며 A 씨에게 아이의 학교 입학을 강권하지만, 학교 이외의 공백 시간엔 아이를 보살펴줄 프로그램이 전혀 없다.

    A 씨는 자신의 상황을 생각하면 할수록 아이를 취학 유예 시키는 방향으로 결심이 굳어지는 걸 느꼈다.

    #2. B 씨의 자녀는 심한 장애를 앓고 있어 학교에 출석해 수업을 들을 수가 없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에선 특수교사가 중증장애아동 집에 주2회 두 시간씩 직접 방문하는 순회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B 씨가 원하는 지원은 보육 차원의 지원이다. 일주일 2회 두 시간을 제외하면 B 씨가 오롯이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 것. 특수아동 외에 자녀가 또 있는 B 씨는 답답한 마음에 “나보고 어떡하란 얘기냐, 나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하고 하소연해봤지만 들어주는 곳은 없다.

    결국 B 씨는 몇 없는 장애전담 어린이집을 찾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수아동 교육권과 가족 생활권 보장 어디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3조에 따르면 만3세부터 만17세까지의 특수교육대상자는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한 특수교육 종사자는 “‘교육 받을 권리는, 경제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형편이 되는 가정에서만’이란 전제를 갖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특수아동이 초등학교 취학을 유예하고 장애전담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 특수교육대상 자격이 취소된다. 그렇게 되면 특수교육 지원이나 관련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초등학교 과정’은 교육부 산하 초중등교육법 및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따르지만, ‘어린이집’ 같은 경우 보건복지부 산하 영유아보육법을 따르기에, 법적 지원 범위가 다르고 중복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도 공교육 외의 공백 시간을 메울 수 없어 아이를 취학 유예시키는 경우가 관례적으로 매년 발생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이의 입학을 계속 미루고 미뤄다 보면, 취학 유예가 허용되는 만12세가 될 때까지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도 하는데, 이땐 상황이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많아진 아이를 뒤늦게라도 초등학교 1학년에 배치하기엔, 생활연령이 달라 조정이 많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더 이상 아이의 취학 유예를 미룰 수 없는 학부모들은 다른 교육방법이나 아동을 위한 시설을 알아봐야 한다. 그럼에도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없다면, 그렇게 미뤄왔던 공교육에 들어와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때 학부모의 상황이 나아져 공교육 외의 빈 시간을 메울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제도적 지원 마련 움직임은 전혀 없다.

    법적으로 초등학교 이후의 교육지원을 책임지는 교육청과 어린이집을 관할하는 자치구 등은 권한과 범위가 나뉘어져 있어, 특수아동을 위한 통합적 지원 행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 후 또는 순회 교육 이후의 나머지 시간엔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 지원하는 교육 이외엔 특수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교육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범위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 지원을 하려면 법에 따라 하게 돼 있는데, 법이란 게 큰 틀에서 제시만 하기 때문”이라며 “보호자나 현장의 특수교사들은 법에 최대한 상세히 명시되길 바라지만, 법에서 경우의 수를 다 명시할 순 없다”고 밝혔다.

    특수학교 진학, 그마저 뜻대로 안 되는 경우도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특수아동의 특수학교 진학이 뜻대로 다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학교가 일차적인 아동 선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특수아동이 특수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선, 1단계로 특수학교에 직접 원서를 내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해당 학교에서 ‘아동을 받아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 2단계로 시교육청에서 심사를 받는다.

    시교육청 심의 결과 ‘특수교육지원대상자’에 선정되지 않는다면, 특수아동은 해당 특수학교뿐 아니라 일반학교의 특수학급도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이에 앞서 1단계에서 학교 재량으로 특수아동의 입학을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다. 일선에서 학교가 선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된 뇌병변장애 A 군은 학교 측이 “독립보행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입학을 거절당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 군과 같은 사례가 흔치는 않다”면서도, “학교에서는 장애영역이 다른 경우 적합한 교육을 제공할 수 없기에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특수교육 종사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특수교육 종사자 B 씨는 “학교와 교육청의 입장은 이해가지만,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특수교사가 워낙 부족하다”며 “특수아동들이 특수학교에 못 가 아예 입학 유예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고 했다.

    B 씨는 “특수아동이 필요한 교육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돼 있다면, 배제하고 배제당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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