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충남 태안 출신 김병섭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암마뚜마’(도서출판 b)를 펴냈다. ‘암마뚜마’는 “아무 말도 하지마라”의 서산·태안지역 사투리로, 42편의 시 대부분에도 같은 방식의 표현이 담겨 정감을 더하고 있다.
제목을 포함해 총 448자로 이뤄진 ‘암마뚜마’는 특히 띄어쓰기가 전혀 적용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한 소절만 보면 “침생키먼그만인디입이서텨나오넌건옴마말마따나암마뚜말으야넌디ᄋᆖᆼ숙이받치네워칙허야옳댜…” 이런 식이다.
충청도 사투리 중에서도 본류로 통하는 서산·태안 사람이 아니면 알아듣기 힘든 내용이다.
추천사를 쓴 정낙추 시인이 “글자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서산과 태안의 가장 낮은 데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그려져 말로 나온다”며 “김병섭의 시를 읽는 건 쉽지 않다”고 고백하고 있을 정도다.
남덕현 작가가 ‘충청도의 힘’(양철북)에서 다룬 보령지역 사투리와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김병섭 시인은 26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다른 분들이 쓴 시 속의 사투리는 양념 정도였다면 저는 제 시집에서 이곳에 살고 계신 어르신들의 사투리를 입말(구어체) 그대로 옮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 시인은 또 “사투리가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현행 표기에는 사라진 이중모음을 되살렸기 때문”이라며 “북쪽의 연변이나 흑룡강성 사전에는 여전히 표준말로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모음이란 ‘영감’을 ‘이응감’이란 식으로 발음하는 충청도 사투리의 특징 중 하나다.
김 시인은 특히 “(서산·태안은) 논과 밭, 산만이 아닌 바다도 있다. 그런 만큼 말이 다양하다. 관용구와 속담 등을 살려 사용했다”며 “우리의 밑뿌리는 말이다. 말을 되살려 (후세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김 시인은 ‘글마당사람들’과 ‘서산노동자문학회’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봄눈’이 있다. 제10회 전태일문학상(2001년) 수상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