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복지이야기] 나눔은 소중한 사회적 자산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나눔은 소중한 사회적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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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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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나이를 들어가는 부부의 바램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항상 경건하며 신실하여 나의 삶이 본보기가 되게 하시고, 내가 죽을 때에 나의 마지막이 평안하게 하소서“라는 기도문도 그 중에 하나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장애인 아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 소원이듯, 늙어가는 부부의 소망 중 하나는 잠자듯 한 날 한시에 죽는 것이다.

따스함을 그리는 계절이다. 사랑, 나눔과 배려 등의 단어가 우리들 가슴에 와 닿는 시기이기도 하다. 나눔은 “다른 사람과의 직・간접적인 관계 속에서 사회의 복지 향상과 공익을 위해 사회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자원을 자발적으로 분배(제공)하거나 공유하는 행위”로 정의되고 있다.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눔은 관계재에 해당한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거나 필요 없는 것을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회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자원이어야 하고, 강압이 아닌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OECD국가에 가입한 복지국가인데(어느 정도 살만한 나라인데) 민간의 나눔을 거론하고 장려하는 것은 국가의 위상에 맞지 않는 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국민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국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체감복지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필요한 곳에 복지자원이 지원 되지 않고,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고 있음이다. 신뢰와 공유라는 사회자본 측면에서 본다면 나눔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민간의 나눔이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를 알려주는 지표가 민간 나눔 자원 총량이다. 총량을 구성하는 지표는 개인의 현금기부, 개인 자원봉사, 법인 기부, 개인 물품기부, 헌혈, 장기기증, 상호부조, 사회적 관계망, 단체참여 등 아홉 개 항목이다. 각 항목에서 가중치를 반영해 기부지수, 나눔지수, 확대기부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2017년 지수 도출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국의 기부지수 평균은 5.31점이었다. 세종(8.68), 서울(7.57), 대전(6.98), 광주(5.83), 제주(5.82), 경기(5.71), 강원(5.57) 등 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전북이 2.58점으로 가장 낮았다. 나눔지수는 전국 평균이 5.62점이었다. 서울이 7.81로 가장 높았으며, 대전(6.91), 세종(6.56), 광주(6.06), 강원(6.02), 제주(6.00) 경기(5.33) 등 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민해봐야 할 지표 중 하나는 ‘나눔의 끝판 왕’인 장기기증이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홈페이지에는 “1시간에 한 명씩 장기이식 대기자가 생겨나고, 1일 평균 5.2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며, 한 사람의 장기기증으로 9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 한다‘고 현 상황을 적고 있다. 장기기증을 받아야 할 대기자가 넘쳐나지만 기증자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수치다.

그나마 장기기증도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이식에 집중되고 있다.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이식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부모와 자녀 간에, 부부나 형제끼리 장기를 떼어 주고 있다. 가족 유대의 상징이라는 분석도 있다. 생존 시 장기기증은 매년 증가해 2017년 2,293명이 생존 시 기증을 실천했다. 자녀가 부모에게 제공한 게 930건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부부간에 장기를 제공한 건수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세상을 떠날 때 더 이상 필요 없는 장기를 기증하는 일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공자님의 말씀은 장기기증에 있어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효란 “부모에게 받은 몸을 소중히 여겨 함부로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효경이 그것이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효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곧 “부모에게 받은 몸을 소중히 지키고, 세상을 떠날 때 새로운 생명을 위해 아낌없이 주고 떠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장기기증에 부정적이었던 장노년층을 주 타겟으로 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볼 때 장노년층은 자신들을 위해 장기를 이식받기도 하겠지만, 잠재적인 장기기증자 집단이다.

지속적인 캠페인도 필요하다. 실제 장기기증을 하려면 가족의 동의가 필수적이며, 장기기증이 가능한 뇌사와 장기기증이 불가능한 식물인간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장기기증 희망등록은 강제성이 없어 언제든지 변경이나 취소가 가능하다는 점 등을 캠페인을 통해 알려 장기기증에 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를 바로잡는 것이다.

너무 매력적이고 존경받는 정보원이 전달하는 설득 메시지는 그 메시지를 꼭 따라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작용 할 수 있다. 심리적 저항을 유발할 수 있음이다. 권위적인 정보원 또한 메시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진영논리와 편 가르기가 만연된 현실에서는 아무리 좋은 의도와 행동이라 해도 그 선의가 훼절되거나 생각지 못한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과 집단, 연령대별 ‘저항성향’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나누는 일은 참 어렵다. 그러나 그 보람은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몇 배나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래저래 나눔은 남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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