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5] 비록 늙었으나 여전히 아름다운 나무...태안군 소원면 이팝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5] 비록 늙었으나 여전히 아름다운 나무...태안군 소원면 이팝나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10.04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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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태안반도 신두리 사구 가는 쪽에 오래된 성, 소근진성이 있다.

충남도 기념물 제93호로 지정된 곳이다.

조선시대 서해로 드나드는 외적을 막기 위해 축조한 성이다.

현재 상태로는 성의 옛 규모를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형만 놓고봐도 천혜의 요새였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 성터에 매우 큰 이팝나무 한 그루가 있다.

성터 주변으로 오래된 나무들이 여럿 보이는데, 그 가운데 이팝나무가 가장 눈에 띤다.

400년이 넘은 수령을 자랑하고 높이는 8m, 둘레는 2.5m에 달하는데, 크기만 놓고 봐도 나라 안의 다른 이팝나무에 뒤지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에게 이 나무는 오랫동안 아주 크고 좋은 나무였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 현재는 생육상태가 썩 좋지 않다.

심재가 이미 다 썩어서 안쪽은 텅 비었다.

중심 줄기도 4m 쯤 높이에서 완전히 부러졌다.

하지만 여전히 큰 나무임에는 틀림없다.

줄기 주변으로 뻗은 맹아지가 발달하면서 전체적인 수관을 형성했다.

맹아가 잘 발달하다 보니, 멀리서 보면, 꽤 커 보인다.

가까이 다가서야 그 앙상함이 드러난다.

뿌리라든가, 줄기에 묻어있는 세월의 연륜은 한눈에도 알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봄이면, 하얀 꽃을 나무 전체에 한 가득 피워 올리면서 마을 사람들의 자랑이 되고 있다.

이팝나무는 농사짓는 사람들에게는 한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요긴한 나무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에 꽃이 활짝 피어나면 그 해에는 풍년이 들고, 꽃이 시들시들하면, 흉년이 든다고 믿고 있다.

‘최고’가 아니라 해도 이팝 나무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아왔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게 이 나무는 여전히 소중하다.

곁에 있는 나무를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을 사람들 역시 더없이 아름답다.

나무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그 마음이야말로 ‘최고’이자 ‘천연기념물’이다.

태안반도의 호젓한 어촌 마을에서 만난 한 그루의 늙은 이팝나무가 던져 준 작지만 힘있는 메시지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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