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유지은 아나운서, 인권위 진정 이유로 하차?
대전MBC 유지은 아나운서, 인권위 진정 이유로 하차?
유씨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용 형태·조건서 차별” 주장
사측 “프리랜서로 프로그램 출연계약 종료가 맞는 표현” 반박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0.04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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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유지은 아나운서가 지난 달 23일 서울 상암동 MBC 본사에서 부당 업무배제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했다. 유 씨는 인권위에 채용차별을 진정했다가 사측으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유지은 아나운서 제공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대전MBC 유지은 아나운서가 지난 달 23일 서울 상암동 MBC 본사에서 부당 업무배제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했다. 유 씨는 인권위에 채용차별을 진정했다가 사측으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유지은 아나운서 제공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대전MBC가 계약직 여성 아나운서를 부당하게 업무 배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유지은 아나운서가 8월 23일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으면서부터다. 

유 씨는 앞서 6월 A 아나운서와 함께 "대전MBC가 여성임을 이유로 고용 형태나 고용 조건에 있어 차별적인 처우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유 씨는 사측이 인권위 진정을 문제 삼아 업무에서 배제했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유 씨는 ‘TV뉴스투데이’(주 5회), TV ‘토크 앤 조이’(주 1회),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주 7회), 라디오 ‘15시 뉴스’(주 5회) 등 총 4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재 유 아나운서는 '정오의 희망곡'만 남기고 모두 하차한 상태다. A 아나운서도 비슷한 조치를 당했다. 사측은 "방송 개편은 새로운 프로그램의 신설과 이동 등 프로그램의 쇄신을 위해 이루어진다. 진행자 교체도 개편의 일부이며, 개편 방향에 따라 교체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 씨는 이 같은 사측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유 씨의 말이다. 

"그간 뉴스데스크 개편 이력을 조사해봤다. 그 결과 인력 교체나 인사발령을 통해 진행자가 교체된 적이 있었다. 2018년 8월엔 3, 40대 아나운서를 배치했고, 이를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그만큼 개편엔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측에선 쇄신을 이야기했다. 난 2014년부터 대전 MBC에서 일했는데, 쇄신이라고 하기에 (사측에) 내가 오래됐냐고 물었더니 모호한 답변만 했다."

유 씨는 2014년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입사 과정에서 계약서를 쓴 적도,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지도 못했다. 반면 사측은 남성은 정규직으로 선발했다. 

8월 기준 MBC 16개 계열에서 활동하는 여성 아나운서는 40명, 이중 정규직은 11명에 불과하다. 10명 중 세 명은 비정규직이라는 말이다. 

반면 남성 아나운서는 36명인데, 31명이 정규직이다. 유 씨가 목소리를 내기로 마음먹은 이유도 여성에게 가해지는 고용차별 때문이었다. 

채용 차별에도 경쟁 치열, 방송이 ‘꿈’이라서 

아나운서는 선호도가 높은 직종 중 하나다. 유 씨는 채용 차별에도 직업적 선호도 때문에 지원자가 몰린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이렇게 말했다. 

“대전 MBC의 경우 채용 공고를 내면 600명 넘게 지원한다. 공공연히 경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난 2008년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엔 전문학원을 여러 군데 다니면서 준비했다. 대학을 한 번 더 다니는 셈이다. 여기에 교통비, 의상, 메이크업 등 제반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방송이 꿈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거다. 선배 아나운서도 차별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이익이 두려워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젊은 여성만 방송에 나와야 한다는 고루한 사고방식이 계약직 채용이라는 관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유 씨는 구제방법을 찾고 있다. 지난 달 23일부터는 서울 상암동 MBC 본사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나 유 씨가 완전 해고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인권위 진정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인권위 권고가 나오기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한편 대전 MBC가 유 씨를 부당하게 하차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는 고용 차별 개선을 촉구했다. 

대전충남민언련과 대전여민회는 지난 달 24일 공동성명을 통해 "현재 직면한 대전MBC의 고용차별 문제가 대전MBC 만의 문제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방송사 내부에 내재된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고용관계 문제를 공론화 하고 이를 해결 할 방송국 내부 혹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며 "사측과 노동조합, 비정규직, 프리랜서 노동자 등 내부 구성원들이 방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고용, 노동 관점의 해법이 무엇인지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전MBC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엔 사측의 조치에 항의하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맞서 대전MBC 측은 "프로그램 배제라는 표현은 틀린 표현이다. 이들은 근로자가 아닌 자유직업인(프리랜서)으로 프로그램 출연 계약 종료가 맞는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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