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혁신도시다] ③ '입법전쟁'서 밀리면 끝장
    [이제 혁신도시다] ③ '입법전쟁'서 밀리면 끝장
    '혁신도시 특별법' 개정안 큰 시각차…내년 3월 용역 결과 복병으로 작용할 수도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9.10.06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은 10월 한 달 동안 추진하는 ‘충청인의 힘으로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특별 캠페인의 일환으로 그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기획보도 ‘이제 혁신도시다’를 진행하고자 한다. 충청인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기대한다.../ 편집자 주.

    전문가들은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관철시키기 위한 해법으로 크게 3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7월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찾은 허태정 대전시장과 양승조 충남지사,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국회의원. 충남도 홈페이지/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전문가들은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관철시키기 위한 해법으로 크게 3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7월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찾은 허태정 대전시장과 양승조 충남지사,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국회의원. 충남도 홈페이지/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전문가들은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관철시키기 위한 해법으로 크게 3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05년 5월 27일 체결된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본협약서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이다.

    제5항 “정부는 시‧도로 집단 이전하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지역혁신거점을 육성하기 위하여 시‧도와 협력하여 혁신도시(지구) 건설을 추진한다”는 내용 중 괄호 안에 담긴 “수도권, 충남, 대전 제외”를 삭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관계부처는 물론 혁신도시가 이미 조성된 타 시‧도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불가능할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 ‘도청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하는 것인데 충남도와 전남도, 경북도의 연대만으로 추진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법 자체의 한계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 특별법) 개정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결국엔 ‘입법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충청권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와의 시각차가 워낙 커 문재인 정부 차원의 입장 변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우선 ‘혁신도시 특별법’에 대해 알아보자. 제1조에는 이 법의 목적이 제시돼 있다. 요약하면,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제18조에 따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등을 수용하는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조성을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혁신도시의 정의는 제2조 3항에 담겼는데 “이전공공기관을 수용하여 기업·대학·연구소·공공기관 등의 기관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혁신여건과 수준 높은 주거·교육·문화 등의 정주환경을 갖추도록 이 법에 따라 개발하는 미래형도시”를 말한다.

    결국엔 ‘입법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충청권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와의 시각차가 워낙 커 문재인 정부 차원의 입장 변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자료사진: 양승조 충남지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충남도 홈페이지)
    결국엔 ‘입법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충청권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와의 시각차가 워낙 커 문재인 정부 차원의 입장 변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자료사진: 양승조 충남지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충남도 홈페이지)

    특히 제6조 1항에는 “혁신도시개발예정지구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지정한다”고 명시돼 있고, 제7조 1항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은 관할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의견을 듣고(…) 혁신도시개발예정지구를 지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혁신도시 지정 권한이 국토교통부장관에 있고, 이를 위해 시‧도지사를 비롯한 지방정부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500만 충청인의 염원인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은, 법적으로는 ‘혁신도시개발예정지구’ 지정을 말하는 것이다.

    충청권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혁신도시 특별법 개정안의 골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대전‧충남을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하기 위한 개정안과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을 광역화하는 것이다.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광역화의 경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반면 대전‧충남 혁신도시 추가 지정은 충청권 의원들과 정부 간 시각차가 워낙 커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충청권 의원들은 ‘선(先) 혁신도시 지정, 후(後) 공공기관 이전’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의 입장은 ‘선 공공기관 이전계획 수립 후 혁신도시 지정’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17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벌어진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아산을)과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의 논쟁을 보면 이 같은 기류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강 의원은 먼저 “혁신도시를 지정하고 대전이나 충남의 장(시‧도지사)들이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나서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공공기관을 이전할 계획이 없으니 혁신도시 특별법을 통과시켜 줄 수 없다’는 국토교통부 논리의 근거가 뭔지 궁금하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선이고 혁신도시 조성 입주는 후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강 의원은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은 별도의 문제”라며 “‘공공기관들이 대전 또는 충남으로 와야 된다’는 것은 대전시장과 충남지사의 역할인 것이고, 혁신도시를 지정하는 것은 그것과 별도의 문제”라고 재차 지적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혁신도시에 대한 성과 평가가 내년 3월에 끝난다. 용역 결과를 보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해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6월 17일 김현미 장관을 만나 혁신도시 지정을 촉구하고 있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양승조 충남지사. 충남도 홈페이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혁신도시에 대한 성과 평가가 내년 3월에 끝난다. 용역 결과를 보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해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6월 17일 김현미 장관을 만나 혁신도시 지정을 촉구하고 있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양승조 충남지사. 충남도 홈페이지)

    박 차관은 “정부 전체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이 수립된 연후에 그 계획 속에 어디에다 이전시킬 것인지가 같이 결정되는 것으로, 필요하다면 혁신도시 추가예정지를 선정‧지정하는 절차가 이뤄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이은권 의원(대전중구)은 “대전시는 정부출연기관이나 대덕연구단지가 있다는 이유로, 충남은 세종시 때문에 혁신도시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보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충남 인구 13만7000명, 대전 인구 10만7000명이 빨려 들어갔다. 그런 만큼 정부가 대전‧충남을 혁신도시로 지정해서 공공기관을 내려 보내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국회의원(천안갑)도 “정치든 정책이든 더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 내용이다. 내용은 국가균형발전 아니냐?”며 “‘왜 충남과 대전은 혁신도시로 지정이 안 됐느냐’는 문제에 대한 대답이 너무 궁색하지 않나? 그런 만큼 혁신도시 지정을 먼저 하고 사회적 합의는 차차 논의해 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차관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 이후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대전이나 충남지역에서 세종 쪽으로 인구가 유출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행복도시와 그 주변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장관께서도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사회적인 공감대를 통해서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그것과 관련된 혁신도시 사업 같은 것들도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청권 의원들과 박 차관의 공방전을 통해 본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정리해 보면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공공기관의 추가 지방이전에 대한 결정이 먼저고, 혁신도시 지정(조성)은 나중의 일이라는 것이다. 둘째, 세종시 출범으로 인한 인구 유출 등 대전‧충남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122개 공공기관에 약 5만8000명이 추가 이전 대상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미 각 시·도마다 별도의 대응팀을 꾸리는 등 치열한 물밑경쟁이 이미 시작된 상태다.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도시 관련 토론회. 충남도 홈페이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122개 공공기관에 약 5만8000명이 추가 이전 대상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미 각 시·도마다 별도의 대응팀을 꾸리는 등 치열한 물밑경쟁이 이미 시작된 상태다.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도시 관련 토론회. 충남도 홈페이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을 2차로 추가 이전하고 혁신도시를 만들 의지가 있느냐?”는 강훈식 의원의 질문에 “공공기관 이전은 사회적 합의와 절차가 필요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혁신도시에 대한 성과 평가가 내년 3월에 끝난다. 용역 결과를 보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얼핏 보기에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충청권의 입장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절차를 마냥 기다리다간 생각지 못한 복병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우선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주요 쟁점 법안들이 해당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치열하게 논의되더라도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으면 20대 국회 종료 시점과 동시에 자동 폐기되기 때문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일 현재 2만2062건이 접수됐지만 처리된 것은 불과 6354건으로, 무려 1만5708건은 여전히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20대 국회에서 혁신도시 특별법 개정을 통해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21대 국회에서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기국회와 연말을 지나 내년 초부터 각 정당마다 본격적인 총선 공천 국면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입법전쟁’의 시간은 불과 2~3개월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정이긴 하지만 21대 총선 이후 전당대회를 통해 꾸려지는 주요 정당 지도부의 지역구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일 경우 ‘혁신도시 시즌2’에 대한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세종)만 없어도 집권여당 내의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김현미 장관이 밝힌 혁신도시에 대한 용역 결과 역시 대전‧충남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정감사를 맞아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각 의원실의 자료와 이를 보도한 언론 기사 제목만 봐도 “전북혁신도시 인구유입 효과 최악”, “김천혁신도시 이전기관 이주율 전국 최하위권” 등 이미 조성된 10개의 혁신도시 지역 모두 “현재로선 부족한 만큼 추가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양승조 충남지사가 혁신도시 지정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국회의원도 거들었다. (자료사진: 충남도 홈페이지)
    지난해 12월 17일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양승조 충남지사가 혁신도시 지정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국회의원도 거들었다. (자료사진: 충남도 홈페이지)

    즉, 내년 3월 용역 결과가 나올 경우 혁신도시를 보유한 시‧도마다 자기 지역으로의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위해 치열한 유치전을 벌일 거란 점에서 대전‧충남은 심하게 말하면 ‘닭 쫓던 개’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122개 공공기관에 약 5만8000명이 추가 이전 대상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미 각 시·도마다 별도의 대응팀을 꾸리는 등 치열한 물밑경쟁이 이미 시작된 상태다.

    만약 정부가 현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경우 내년 3월 이후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가 시‧도 간 유치경쟁을 부추기는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대전‧충남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입법전쟁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합의’ 역시 각 시‧도의 자율적인 논의를 통해 이뤄질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전제로, 정부가 설득 작업에 본격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복수의 정치권 인사는 “충청권이 주장하고 있는 ‘선 혁신도시 지정 후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원칙에서 절대 물러나면 안 된다.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혁신도시 특별법 개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라며 “결국엔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