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한 번쯤 꿈꿨던 아나운서, 알고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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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유지은 아나운서 업무배제 논란 유감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0.11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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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가 4일 여성 아나운서 부당 업무배제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이 논란은 국정감사에서 쟁점으로 등장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대전MBC가 4일 여성 아나운서 부당 업무배제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이 논란은 국정감사에서 쟁점으로 등장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아나운서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직업 중 하나다. 여성의 경우는 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춘 지망생이 몰린다. 그런데 이토록 선망 받는 아나운서가 성차별, 고용불안에 노출돼 있다면? 

대전MBC가 유지은 아나운서를 부당하게 업무배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전MBC측은 채용과정이나 처우에 차별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전MBC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엔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대전MBC 사측 입장대로  특정성을 떠나 그 부문에 가장 적합한 인재가 선발됐고, 유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게 정당한 개편에 따른 프로그램 출연 계약 종료일 수 있다. 

진짜 문제인 지점은 사측 입장 어디에서도 여성 아나운서 선발과정에 아무런 문제의식이 느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 아나운서는 여성 아나운서 채용과정과 고용 안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여성 아나운서는 아예 정규직으로 선발하지 않으며, 계약기간 만료 시점에 이르면 이직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유 아나운서의 문제제기다.

잘 믿기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여성 아나운서 채용 경쟁은 실로 치열하다. 그럼에도 여성이란 이유로 프리랜서 지위를 감수해야 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한다면 분명 문제가 없지 않다. 

이에 대해 대전MBC측은 "작가, 아나운서, 리포터, 기상캐스터, VJ, DJ, MC 등 많은 방송 제작 스태프들은 수시로 변화를 추구하는 프로그램 성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의 입장을 수용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프리랜서라도 활동기간 동안 회사에 기여했다면 사측은 직업 안정성을 보장해야 하지 않았을까? 

유 아나운서는 자신이 활동하는 동안, 사측이 한 차례도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유 아나운서 업무배제 논란에 대응하는 대전MBC 사측의 행태는 결국 아나운서를 포함한 스태프를 소모품처럼 여긴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만약 이런 채용관행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유지은 아나운서가 나올 가능성은 아주 높다는 판단이다. 

MBC는 최근 이른바 '조국 대전'에서 여론변화 추이를 제대로 짚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9월 28일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열렸던 7차 검찰개혁 촛불집회 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해 시청자로부터 좋은 반응도 얻었다. 고 김용균 사망사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조명한 보도에도 강점을 보였다. 

이뿐만 아니다. 계약직으로 입사했던 한 여성 아나운서는 간판 시사프로그램 'PD수첩' 나레이션과 굵직굵직한 행사 사회 등을 맡으며 MBC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서 대전MBC가 보이는 행태는 그간 MBC가 개혁대상으로 지목했던 쪽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전MBC는 시청자가 아는 MBC와는 다른 곳인가? 

대전MBC 사측은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문제제기에 맞대응하기보다, 그간 여성 아나운서에게 고용 안정을 약속하지 않았고 보다 근본적으로 여성 아나운서를 그저 ‘거쳐 가는’ 직군쯤으로 여기지는 않았는지 성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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