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쿨존사고로 자식 잃은 부모 “국회는 뭐하나” 분통
    스쿨존사고로 자식 잃은 부모 “국회는 뭐하나” 분통
    아산 김태양·박초희 씨 부부 “여야 정쟁, 관련법 뒷전되나”… ‘민식이법’ 통과 호소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0.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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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1일 고 김민식 군은 스쿨존에서 엄마가 운영하는 가게에 가려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9월 11일 고 김민식 군은 스쿨존에서 엄마가 운영하는 가게에 가려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소중한 아이를 사고로 잃은 부모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달라며 안전규정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숨진 아이의 이름을 딴 법안을 내놓았다. 

    충남 아산에서 사는 김태양·박초희 씨 부부는 지난달 첫째 아들 김민식 군을 사고로 잃었다. 고 김 군은 엄마가 운영하는 가게에 가려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SUV 차량에 치어 숨졌다. 

    사고 발생 장소는 ㅇ중학교 앞. 이곳은 어린이들을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유치원 초등학교, 학원 등의 주변에 설정한 특별 보호구역(스쿨존)이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고 영상은 참혹했다. 급기야 아버지 김 씨는 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렸다. 

    김 씨는 해당 청원글에서 ▲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 설치 의무 ▲ 어린이 보호구역 내 과속카메라 설치 의무 ▲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 시 가중처벌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정치권도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아산을)은 11일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사망 발생시 3년이상 징역, ‘12대 중과실’ 교통사고 사망 발생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민식이법’을 대표발의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아산갑)도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씨 부부는 13일 국회를 찾아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와 ‘민식이법’ 통과를 바라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20만 명 이상이 청원에 참여하면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가 답변을 해야 한다. 김 씨가 올린 청원은 18일 오후 5시 기준 73,383명이 참여했다. 

    김 씨와 아내 박 씨는 청원 만료일인 이달 말까지 20만 달성을 위해 백방으로 나서고 있다. 인근 대학가를 돌며 청원참여를 호소하는 한편, 온라인에선 소셜미디어를 통해 팔로어를 늘려 나가는 중이다.  

    온 가족 나섰지만 ‘역부족’....공감·연대 절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고 당시 영상. 당시 영상은 사고가 얼마나 참혹했는지 생생히 알려준다. ⓒ JT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고 당시 영상. 당시 영상은 사고가 얼마나 참혹했는지 생생히 알려준다. ⓒ JT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그럼에도 김 씨 부부는 역부족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김 씨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청원에 참여해 달라고 할 계획이다. 가족들도 이 일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20만을 채우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말했다. 

    박 씨도 "민식이법은 모든 엄마, 아빠에게 공감을 살만한 법인데 청원 참여수가 늘지 않는다. 아산 외 다른 지역에선 이 일을 잘 모르는 듯하다"며 답답해했다. 

    그런데 '민식이법'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비슷한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MBC는 14일 "국회에 계류 중인 스쿨존 관련 법안이 이미 17개나 되는 것으로 확인 됐다"고 보도했다. 

    더구나 '국회 시계'는 다른 데로 향해 있다. 여야는 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검찰개혁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두고 대립하는 중이다. 

    민주당은 29일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절대불가로 맞서는 상황. 또 본회의가 끝나면 정치권은 총선 체제로 들어간다. 이 와중에 '민식이법'은 유야무야될 여지가 없지 않다. 

    김 씨는 "국회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민생법안은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쓸데없는 문제로 논쟁만 한다"며 개탄해 했다. 

    이에 대해 강훈식 의원은 "패스트트랙을 비롯한 쟁점 법안은 항상 논란이 된다. 그 와중에 민식이법 통과가 좌절될까 우려하시는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라면서 "민식이법처럼 모두가 필요성에 동의하는 민생법안들은 쟁점법안들과 별개로 여야 합의를 거쳐 민생법안들만 묶어 함께 통과시키는 방법도 있다"며 20대 국회 통과를 약속했다. 

    고 김민식 군이 숨진 사고현장. 사고 후 횡단보도 폭이 넓어지고 무단횡단을 막는 펜스가 새로 설치됐다. 그러나 인근 상인들은 여전히 대책이 미비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고 김민식 군이 숨진 사고현장. 사고 후 횡단보도 폭이 넓어지고 무단횡단을 막는 펜스가 새로 설치됐다. 그러나 인근 상인들은 여전히 대책이 미비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사고 이후 현장은 어느 정도 개선이 이뤄졌다. 사고현장 횡단보도가 넓혀졌고, 무단횡단 방지 펜스도 새로 설치됐다. 그럼에도 인근 상인들은 여전히 대책이 미비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인 A 씨는 "사고 당일 민식이 모습을 봤는데, 그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부랴부랴 시설 개선을 했지만 여전히 과속단속 CCTV는 설치되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아산시에 CCTV 설치 민원을 넣었어야 하지 않았나 후회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 씨 부부는 다시 한 번 민식이법 통과에 힘을 모아줄 것을 부탁했다. 김 씨는 "민식이법은 여야가 모두 발의한 법안이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법안이다.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이 법안만큼은 꼭 통과시키도록 해 달라"며 "이달 말 청원 기간이 끝나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등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아산뿐만 아니라 아이가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곳이 전국에 많을 것이다. 민식이법은 전국에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발의된 법"이라면서 "꼭 우리 아이 이름이 없으면 어떤가, 아이를 떠나보내지 않은 이상 아이 사망신고 할 때 심경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다. 그저 이 나라의 모든 엄마 아빠들이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줬으면 한다"며 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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