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만에' 소환된 고교동창 스폰서 검사....검찰 이대로 괜찮을까?
    '3년 만에' 소환된 고교동창 스폰서 검사....검찰 이대로 괜찮을까?
    [리뷰] MBC ‘PD수첩’, ‘뉴스타파’와 손잡고 검사범죄 정조준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0.23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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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PD수첩’은 2010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폰서 검사’ 비리를 고발했다.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협업이 돋보인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MBC ‘PD수첩’은 2010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폰서 검사’ 비리를 고발했다.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협업이 돋보인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이 검사범죄를 해부하고 나섰다. 

    'PD수첩'은 22일 오후 '검사범죄 2부작 - 1부 스폰서 검사' 편에서 2016년 한 바탕 논란을 일으킨 '김형준 부장검사 고교동창생 스폰서' 사건을 ‘소환’했다. 

    2016년 9월 김 부장검사는 사업을 하던 고교 동창 김 모 씨와 부적절한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이후 사건은 여론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그 사이 김 부장검사는 구속 1년이 채 안된 2017년 8월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반면 스폰서이자 고교 동창인 김 씨는 여전히 수감 중이다. 김 씨는 검찰이 이 사건을 왜곡, 은폐했다며 김 부장검사를 다시 고발했다. 도대체 이 둘 사이에 무슨 거래가 있었던 것일까?

    탐사보도 강자 ‘PD수첩’과 ‘뉴스타파’가 손잡다

    먼저 이번 '검사범죄 2부작'은 언론협업의 좋은 표본으로 남을 것이다. MBC 'PD수첩'과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탐사보도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최승호 현 MBC 사장이 뉴스타파에서 활약한 이력도 있다. 두 언론이 '검사범죄'라는 공익적 가치가 큰 사안을 두고 협력한 점은 고무적이다. 

    사건조서, 통화기록, 카카오톡 단문메시지 등 확실한 근거를 토대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 나간 것도 객관성을 높였다는 판단이다. 난립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매체가 넘쳐나고 클릭수를 높이려고 ‘던지기’식 보도가 횡행하는 미디어 환경임을 감안한다면, 이번 '검사범죄 2부작' 보도는 단연 독보적이다. 

    '스폰서 검사'편에서 드러난 김 부장검사의 행각은 낯 뜨겁다. 김 부장검사는 범죄정보 수집 명목으로 구속 수감 중이던 고교 동창생 김 씨를 불러 편의를 제공했다. 

    검사 '끗발'을 체득한 김 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향응과 뇌물을 아끼지 않았다. 김 부장검사가 김 씨에게 받은 향응은 2012년에만 15차례, 870만원에 이른다. 

    김 부장검사에게 내연녀가 생기자 김 씨가 내연녀가 묵을 오피스텔도 마련해 주고 월세까지 내준 사실도 드러났다. 김 부장검사와 김 씨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김형준 부장검사와 고교 동창생 스폰서가 주고 받은 단문 메시지. 이 메시지엔 성매매, 뇌물, 향응 제공 등의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김형준 부장검사와 고교 동창생 스폰서가 주고 받은 단문 메시지. 이 메시지엔 성매매, 뇌물, 향응 제공 등의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2015.11.25 수요일> 
    - 친구... 아무래도 좀 떨어진 곳이 나을 듯. 광진구 오피스텔 1000만 원에 65만원으로 하려고... 강남 괜히 계약하지 말게나 
    - 아, 그래 내가 여기 가서 계약할까. 아니면 K한테 돈을 보내줄까
    <2015.12.7 월요일> 
    - 친구... 계좌번호 알려줄게. 지난 번 이야기한 거 조치 가능할까?
    - 보내줘. 내가 수요일에 처리할게. 계좌, 얼마 예금주
    - 이번 달 거만 달래서 내가 보내 줬고 ^^ 이번 주 내년 초거 한 번에 챙겨주면 좋구

    김 부장검사와 김 씨의 '끈끈한' 관계는 김 씨가 또 다른 동창에게 고소를 당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김 부장검사는 업계(?)에서 잘 알려진 변호사를 소개하고, 사건을 자신과 가까운 검사가 근무하는 고양지청으로 넘기려 했다. 그러나 작전은 실패했고, 김 씨는 비리사실을 언론에 흘리며 김 부장검사를 압박했다. 

    김 부장검사는 궁지에 몰리는 듯 했다. 바로 이때 검찰, 그리고 검찰 출신 변호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결사로 나선 이들은 손영배 부장검사와 박수종 변호사였다. 

    협업은 손 부장검사가 <한겨레>에 김 부장검사 비리가 보도되는 걸 막고, 박 변호사는 스폰서 김 씨와 보상문제를 협의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PD수첩'은 통화기록을 통해 김 부장검사, 손 부장검사, 박 변호사 사이의 커넥션을 분석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이라 할만큼 데이터는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우리는 박수종 변호사와 손영배 부장검사의 통화기록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두 사람은 2015년 10월부터 김형준 부장검사 비위사실이 보도 된 2016년 9월까지 1년 동안 174번이나 통화했고 22차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습니다. 특히 김형준 부장검사 사건이 시작된 4월부터 9월까지 5달 동안 130번의 통화와 18번의 문자메시지를 집중적으로 주고받았습니다."

    이들의 공조가 힘을 발휘했던 것일까? 스폰서 김 씨는 경찰에 붙잡혔다. 박수종 변호사가 김 씨의 차명 휴대폰을 검찰에 넘긴 게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김 부장검사도 구속을 피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 부장검사는 2017년 8월 풀려났다. 문제는 검찰 조직 차원에서 강도 높은 감찰과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검찰청은 2016년 5월 최초 보고를 받고 4개월 뒤인 9월에야 특별감찰팀을 꾸렸다. 그마저도 대검이 나서지 않고, 일선지검에 지시를 내리는 형식이었다. 책임 떠넘기기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검찰 조직의 '제식구 감싸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스폰서 김 씨는 김 부장검사의 성매매 대금으로 110만원을 지불했다. 그럼에도 김 부장검사를 조사했던 손진욱 의성지청장은 기소하지 않았다. “성관계 자체를 입증할만한 그런 증거들을 확보를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대해 성매매 전담 변호사는 “통상적이지 않다. 피의자가 검사라 제 식구 봐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김형준 부장검사가 위기에 처하자 손영배 부장검사와 박수종 변호사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들은 자주 통화와 문자를 주고 받으며 상황을 관리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김형준 부장검사가 위기에 처하자 손영배 부장검사와 박수종 변호사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들은 자주 통화와 문자를 주고 받으며 상황을 관리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김형준 부장검사 스폰서 사건은 단지 한 사람의 일탈행위로 보기 어렵다. '일부' 검사가 유력 인사를 스폰서로 두고 있다는 건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안다. 그리고 검사 범죄가 불거졌을 때, 조직이 나서서 덮는다는 것도 더 이상 ‘업계’ 비밀이 아니다. 

    ‘PD수첩’은 지난 2010년 스폰서 검사를 보도한 적이 있었다. 현 최승호 사장은 PD시절 연출한 ‘검사와 스폰서’ 편에서 검찰과 경남 지역 건설업자 정아무개 씨와의 유착을 고발했다. 정 씨가 검찰에 제공한 ’스폰‘엔 성매매 알선까지 포함됐다. 

    이 보도는 ‘스폰서 검사'란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대검찰청과 관할관청인 부산지방검찰청 홈페이지는 항의가 빗발쳐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검찰 조직은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관련자들을 조사했다. 그러나 시작은 요란했지 결말은 용두사미였다.

    진상조사단은 스폰서 의혹의 핵심 인물이었던 박기준 당시 부산지검장에게 뇌물수수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 직무유기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또 다른 핵심인 한승철 당시 대검감찰부장에 대해선 뇌물수수와 직무유기 혐의를 인정해 재판에 넘겼지만 2011년 대법원은 무죄판결을 내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제 식구 감싸는 검찰의 행태는 10년 가까이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지금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뼈대로 하는 검찰개혁법안은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에서 약간의 견해차가 존재하지만, 검찰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만큼은 강하다는 판단이다. 검찰개혁이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이번 기회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치면, 머지않은 시기에 또 다른 스폰서 검사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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