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35] 부처를 지키는 보호수 이야기...논산 송불암 왕소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35] 부처를 지키는 보호수 이야기...논산 송불암 왕소나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11.04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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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불사 소나무.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논산시 연삼면을 벗어나 697 지방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1㎞ 정도 달리다 보면 함박봉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에 송불암(松佛庵)이라는 사찰이 있다.

송불암이라는 이름은 말그대로 미륵불과 노송이 한몸처럼 어우러져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송불암에는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 있는 미륵불과 250여 년된 왕소나무가 유명하다.

미륵불은 당초 송불암(松佛庵)에서 동쪽으로 50m 떨어진 곳에 있던 석불사(石佛寺)에 있던 불상이다.

임진왜란때 석불사가 불타 없어지자 송불사로 옮겨졌다고 한다.

송불사로 옮겨진 미륵불 옆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는데 미륵불을 옮겨오고 난 뒤부터는 가지를 미륵불 쪽으로만 뻗었다.

소나무는 마치 미륵불을 비와 바람으로부터 보호하는 지붕 역할을 하는 듯 진귀한 모양을 보여 이 모습을 보려는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길게 뻗은 소나무 가지가 미륵불을 짓누르면서 미륵불 머리 위 보관(寶冠)이 훼손될 위기에 놓이자 대웅전 건립을 계기로 미륵불과 노송을 분리시키게 됐다.

소나무는 하늘을 향해 가지가 뻗지만 송불암 소나무는 아래로 가지가 향해 미륵불을 옮긴 이후 현재는 노송이 미륵불을 향해 절을 하고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미륵불이 옮겨진 뒤 소나무 옆에서 자라던 배롱나무도 성장을 멈추자 추후 배롱나무도 옮겨 심게 됐는데 이후 두배 이상 자랐다고 한다.

송불사 배롱나무.

미륵불과 소나무는 어쩔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증명하는 듯 하다.

미륵불과 소나무에 얽힌 전설도 전해져 내려온다.

옛날에 이 지역에 광산 김씨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이 집에 노승이 찾아오더니 "당신의 어머니는 모월 모시에 돌아가시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나서 금세 사라져 버렸다.

노승의 예언한 시각이 되자, 그의 어머니는 세상을 뜨고 말았다.

자기 예언이 실현되는지 지켜보려고 온 것인가?

때맞춰 다시 나타난 그 중이 대문 밖에서 염불하고 있었다.

중이 예삿사람이 아니라고 믿은 상주는 스님에게 묏자리를 잡아줄 것을 청했다.

중은 "범바위골이 좋을 것 같습니다"면서 "단 내가 황룡재를 다 넘어가거든 그 뒤부터 땅을 파시오"라고 당부하곤 훌훌 떠나버렸다.

그러나 장례를 서두르던 산일꾼들은 중이 채 고개를 넘어가기도 전에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러자 땅 속에서 왕벌이 나오더니 중에게로 날아가서 벌침을 쏴 죽이고 말았다.

그 후 김씨 문중에서 중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것이 이 미륵불이라고 한다.

임진왜란으로 석불사가 불타면서 송불암으로 옮겨진 미륵불 곁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싹을 내더니 마치 미륵불을 보호하기라도 하듯 아래로만 자라났다는 것이다.

미륵불이 소나무의 아래에 있음으로 해서 마치 소나무가 미륵불의 광배 겸 보호수 역할을 하는 모양새를 띠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후세 사람들은 소나무가 그때 그 노스님의 후생이라고 믿었다는 것.

예전엔 미륵불을 보호하듯 자랐던 소나무건만 소나무가 고목이 되면서 점점 밑으로 쳐져 급기야 미륵불이 소나무를 이고 있는 것처럼 되자 지금의 자리로 미륵불을 옮겼다 한다.

그래서 현재는 마치 소나무가 부처님께 절을 하고 있는 형태로 배치돼 있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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