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40년 만에 되살아난 삼청교육대 망령
    [노트북을 열며] 40년 만에 되살아난 삼청교육대 망령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1.04 14: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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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주 전 사령관이 4일 기자회견에서 한 삼청교육대 발언이 큰 파장을 몰고 왔다. ⓒ 오마이뉴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박찬주 전 사령관이 4일 기자회견에서 한 삼청교육대 발언이 큰 파장을 몰고 왔다. ⓒ 오마이뉴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의 삼청교육대 관련 발언이 거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박 전 사령관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겨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박 전 사령관의 공관병 갑질을 처음 폭로한 곳이다. 박 전 사령관은 이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에서 군인권센터와 임 소장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 냈다. 

    실로 놀랍다. 삼청교육대는 전두환 정권이 자행한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로 꼽히는 사건이다. 전두환 정권은 사회정화를 명분으로 부랑자, 조직 폭력배 등을 무차별로 군부대에 입소시켜 '순화교육'을 시켰다. 

    그러나 사회정화는 어디까지나 명분이었고,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는 도구로 활용했다. 삼청교육대 최장기수인 민통선평화교회 이적 목사는 <삼청교육대 정화작전>이란 책을 통해 인권침해 실상을 고발하기도 했다. 

    삼청교육대 인권침해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박근혜 전 정부 시절인 2015년 2월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삼청교육대 관련 의혹으로 피해자단체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았다. 

    이완구 전 총리 논란 이후 삼청교육대는 잊혀가는 듯 했다. 그러다 4년 9개월의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공론의 장으로 나온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전 총리, 박 전 사령관 모두 충청권 인사로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인물들이다)

    병사 인권 보장으로 군 지휘권 약화? 과연 그럴까?

    박 전 사령관으로선 군인권센터와 임태훈 소장이 눈엣가시 같을 수 있다. 그래서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대로 공관병 갑질이 '일부' 부적응 병사의 증언을 부풀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정치입문 여부에 여론의 눈과 귀가 쏠린 와중에 삼청교육대를 끄집어 낸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장 군인권센터는 반박 입장을 냈다. 군인권센터는 "4성 장군을 지내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전두환 군부 독재 시절에 운영되던 탈법적인 삼청교육대를 운운하다니 실로 충격적인 일이다. 우리 국민들이 2019년에도 언론에서 삼청교육대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건 인권에 대한 천박한 의식이다. 박 전 사령관은 인권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박 전 사령관은 "군대 특성을 무시한 채 인권이 무분별하게 들어와 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인다. 병사 인권을 보장해주면 지휘관이 통제권을 행사할 수 없을까?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해 86명의 병사가 숨졌다. 이 가운데 65%인 5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즉, 숨진 병사 열 명 중 여섯이 군 복무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미다. 

    이 통계는 무얼 말하고 있을까? 폭언·가혹행위 등 갖가지 인권침해 행위가 군 복무 중인 소중한 젊은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걸 입증하는 증거 아닐까? 

    자유한국당에 바란다. 자유한국당은 이따금씩 반대 진영으로부터 유신 잔당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태극기 우파세력과 합세하며 극우 이미지마저 더해졌다. 

    황교안 대표가 외부인사 영입에 공을 들인 건 당 이미지 쇄신 작업을 위한 당연한 수순이다. 박 전 사령관 영입도 황 대표가 남다른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박 전 사령관은 스스로 구시대의 인물임을 입증했다. 한국당이 일단 보류했으나 황 대표는 영입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과연 박 전 사령관 영입이 이미지 쇄신 효과를 줄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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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심한 2019-11-04 14:58:43
    기자여? 군 인권센터 대변인여?
    늘상 그런 논조가 식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