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 때문에 벽 세운다고?....예산군 탁상행정 혈세낭비
벽화 때문에 벽 세운다고?....예산군 탁상행정 혈세낭비
국·군비 포함 1억5000만 원…벽 설치에 3000만 원 추가 편성
  • 이종현 기자
  • 승인 2019.11.07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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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고덕면 4.3만세공원에 만들고 있는 벽.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충남 예산군 고덕면 4.3만세공원에 만들고 있는 벽.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벽화를 그리기 위해 없던 벽을 만드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충남 예산군에서 생긴 일이다.

예산군은 지난해 12월 3.1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 공모에 ‘한내장 4.3 독립만세운동기념 정비사업’을 신청했다.

고덕면 대천리 4.3만세공원에 주민이 만세운동을 하는 모습을 조형물로 설치한다는 내용이다.

군은 공모에 선정되면서 국비 1억 원을 확보해 조형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원에 조형물이 4개나 있는 데다 비용이 많이 들어 벽화 설치를 원했다.

결국 조형물 대신 68m 길이(벽화 40m)의 벽을 세우기로 하고, 지난 9월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한내장 독립운동100주년 도판. 사진 제공=예산군/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한내장 독립운동100주년 도판. 사진 제공=예산군/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벽에는 안내 문구와 벽화를 그려 넣기로 했다.

문제는 공원에 벽이 없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조형물 설치비용만 생각하다 보니 1억2000만 원으로 벽과 벽화를 만들 수 없었다.

군은 급한 대로 지난 9월 군의회를 통해 3000만 원을 추가 확보, 모두 1억5000만 원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주민은 “처음부터 조형물이 많다는 걸 알았으면 공모사업 내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은 “좋은 취지로 벽화를 제작한다지만 사실상 혈세 낭비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군 관계자는 “사전에 주민에게 조형물을 설치하겠다고 설명했는데 공모 선정 후 주민들이 벽화 설치를 제안해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엔 벽만 올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계획보다 물량도 많았고 튼튼하게 만들려다 보니 비용이 늘어났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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