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지난 8월 대법원이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노동자의 손을 들어줬지만, 수납노동자는 여전히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
급기야 수납노동자 측은 7일 청와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고양시 사무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세종시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동시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관계부처인 국토부와 정부여당인 민주당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게 수납노동자 측이 내세운 명분이다.
세종시 사무실에서 농성 중인 수납노동자 10여 명은 민주당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 같은 반감은 근거가 없지 않다.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문재인 정부 1호 공기업 인사이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남원·순창·임실 선거구 출마가 거론되는 당내 유력인사다.
그런데 이 사장은 스마트 가로등 사업을 추진하면서 동생들이 경영하는 인스코비라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권은 물론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평화당은 이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사장 비리의혹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은 상태다. 이해찬 대표 세종 사무실 농성단 대표 박경민 씨는 "톨게이트 노동자 직접고용 문제는 물론 이 사장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민주당은 이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그러면서 "이 사장 총선출마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만약 이 사장의 출마가 현실화되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성 중인 수납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수납노동자 A 씨는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란 희망을 줬기에 지지했지만, 지금 우리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는 더 열악해졌다"며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이 재벌 대기업을 더 우선시해서 이들에게 줄을 대려는 것 같다. 세상이 오히려 거꾸로 가는 듯한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 놓았다.
아직 이 대표 측은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표 비서실은 "수납노동자 면담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에 대해 수납노동자 A 씨는 "이렇게 농성을 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마치 방관하는 듯한 태도고 그래서 더 화가 난다"고 했다.
A 씨는 그러면서 "우리가 고립되려고 여기 온 게 아니다. 이 대표가 탁상공론만 할 게 아니라 내려와서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한다"며 "면담이 이뤄질 때 까지 우리는 함께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