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PD수첩' 제작진 기소 움직임에 구성작가협회 '제동'
    검찰 'PD수첩' 제작진 기소 움직임에 구성작가협회 '제동'
    4개 방송사 구성작가협회 "검찰 기소는 작가 입에 재갈 물리는 것"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1.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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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이 지난 해 5월 '큰 스님께 묻습니다' 편에서 현 해인사 주지인 현응 스님의 성추행 의혹과 법인 카드 유용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방송은 설정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의 비리 의혹에 초점을 맞췄고, 현응 스님의 이름도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응스님은 방송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PD수첩'이 지난 해 5월 '큰 스님께 묻습니다' 편에서 현 해인사 주지인 현응 스님의 성추행 의혹과 법인 카드 유용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방송은 설정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의 비리 의혹에 초점을 맞췄고, 현응 스님의 이름도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응스님은 방송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PD수첩' 구성 작가와 담당PD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러자 MBC 등 4개 방송사 구성작가협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검찰의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기소를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구성작가협회가 공동성명을 낸 건 이례적이다. 발단은 'PD수첩'이 지난 해 5월 '큰 스님께 묻습니다' 편에서 현 해인사 주지인 현응 스님의 성추행 의혹과 법인 카드 유용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PD수첩'은 이 방송에서 설정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의 비리 의혹에 초점을 맞췄고, 현응 스님의 이름도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응 스님은 방송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문제는 검찰 송치 시점이었다. 관할 종로경찰서는 10월 15일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고소 접수 1년 5개월 만이자 'PD수첩'이 '뉴스타파'와 협업해 '검사범죄 2부작'을 방송하려던 무렵이기도 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서울 중앙지검은 10월 31일 종로경찰서에 재수사를 지시했다. 구성작가협회 측은 검찰의 재수사 지시가 보강수사를 통한 기소 의지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4개 방송사 구성작가협회는 "'PD수첩' 등 시사프로그램은 사회 비리를 고발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고, 그 과정에서 작가는 오로지 사실에 근거해 양심에 따라 글을 쓸 뿐"이라면서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한다면 검찰 조직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을 겁박하고 작가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조치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다름 아닌 언론탄압이자 작가의 양심에 대한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사교양 작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한다면, 시사교양작가들은 드라마 예능 라디오 등 전체 방송작가와 힘을 모아 강력히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아래는 4개 방송사 구성작가협회가 낸 성명 전문이다.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성명] 
    검찰은 <PD수첩>과 정재홍 작가를 기소하지 말라. 

    지난해 5월 1일 방송된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1편을 집필한 정재홍 작가와 제작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학력위조, 숨겨둔 처자식, 사유재산 은닉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 3개월 후 조계종 역사상 처음으로 총무원장이 탄핵되고 본격적인 불교개혁운동이 시작되었다.

    <PD수첩>은 같은 방송에서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현 해인사 주지)의 성추행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현응스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2명의 여신도 인터뷰 △현응스님 명의의 해인사 법인카드가 유흥주점에서 사용된 내역 (2014~2018) △이 정황을 뒷받침하는 복수의 유흥업소 대표 인터뷰 등을 담고 있었다. 

    방송이 나간 후 현응스님은 유흥업소에서 사용한 본인 명의의 카드 내역이나 해인사 스님들의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 확실한 증거와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는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현응 스님은 목격자가 없는 성추행 피해자를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특정되는 등 2차 가해가 이뤄졌다. 결국 현응 스님은 해당 피해자를 고소했다. 

    현응스님이 <PD수첩> 제작진에게 문제 삼는 것도 단 한가지다. 본인 명의의 카드가 결재된 00유흥주점에 자신은 간 적이 없는데 <PD수첩>이 자신이 간 것으로 방송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당시 제작진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공문과 전화 등으로 조계종 교육원을 통해 현응스님에게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현응스님은 응하지 않았다. 사실상 반론권을 포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방송이 나간 후 정재홍 작가와 강효임PD 등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것이다. 

    종로경찰서의 수사도 납득하기 어렵다. 종로경찰서는 고소장이 접수된 지 무려 1년 5개월 동안 이 사건을 붙잡고 있었다. 다른 목격자까지 있어 현응스님조차 부인하지 않는 성추행 사건은 조사하지 않았다. 반면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신도 가운데 현응스님과 단둘이 있던 상황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미투 고백을 한 당사자와 <PD수첩> 제작진을 물고 늘어졌다. 도대체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인지 비리 스님을 옹호하는 몽둥이인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러는 사이 <PD수첩> 방송내용이 사실이라면 승복을 벗겠다던 현응스님은 해인사 주지로 복귀했다. 

    종로경찰서는 지난 10월 25일 방송 후 1년 5개월을 묵혀두었던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당시 <PD수첩>이 검사들의 비리를 고발한 ‘검사 범죄(정재홍 작가 집필)’ 2부작을 방송하기 직전이었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10월31일 이 사건을 다시 종로경찰서로 내려 보내 재수사를 지시했다. 보강수사를 통해 기소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검찰은 정재홍 작가와 강효임 PD 등을 기소하면 안 된다. 공익과 알 권리를 위한 언론 보도가 무죄라는 것은 이미 수많은 판례가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PD수첩> 등 시사프로그램은 사회 비리를 고발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고, 그 과정에서 작가는 오로지 사실에 근거해 양심에 따라 글을 쓸 뿐이다. 정재홍 작가가 집필한 이번 <PD수첩>도 이런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무리하게 기소한다면 <검찰 조직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을 겁박하고 작가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조치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다름 아닌 언론탄압이자 작가의 양심에 대한 탄압이다. 우리 시사교양 작가 역시 앞으로 한 줄, 한 줄 원고를 쓸 때마다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시사교양작가들이 집단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하는 이유다.

     방송 4사 <구성작가협의회> 소속 800여명 방송작가들은 강력하게 요구한다. 검찰은 <PD수첩> 정재홍 작가와 제작진을 기소하지 말라. 우리 시사교양 작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한다면, 시사교양작가들은 드라마 예능 라디오 등 전체 방송작가와 힘을 모아 강력히 싸우겠다는 것을 엄중 경고한다. 
     

    2019년 11월 11일 
    방송 4사 구성작가 협의회 

    KBS 구성작가협회 
    MBC 구성작가협회 
    SBS 구성작가협회
    EBS 구성작가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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