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당구장에서 일하다 콜라병을 실수로 깨뜨렸는데 그걸 물어내라고 저를 고소했어요. 처음부터 물어내라 한 게 아니라 일을 그만두고 3개월 뒤쯤 ‘대타(다른 알바 대신 나와서 일해주는 것)’ 요청이 있었는데 제가 거절했거든요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러자 고소했더라구요.
#학생이라고 무시하고 대우가 달랐어요. 주방 안에서 신발 벗고 있는데 갑자기 물 뿌리고, 저보다 늦게 들어온 형들은 성인이라고 대하는게 달랐어요. 저를 무시하는 거 같았어요. 제가 집이 없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것도 알고 저를 엄청 무시한 게 맞아요.
당구장·음식점 같은 곳에서 일을 하다 노동인권 침해를 당한 학생들의 증언이다.
이 같은 사례를 제시하며 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청소년 노동인권보호 전담기구(이하 전담기구) 재설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교조 충남지부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네트워크는 18일 오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악한 청소년 노동환경과 노동 의식 개선을 위해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앞선 4일에도 도청을 찾아 ‘노동인권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 필요성을 설명했다.
네트워크에 따르면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015년 12월 ‘충청남도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등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
조례에 따라 도와 도 교육청은 2017년 6월 청소년노동인권센터를 설치했다.
그러나 교육위는 같은 해 12월 사업 연계성과 지속성을 이유로 네트워크 위탁 예산을 삭감하고 교육청이 직접 교육·상담하도록 했다.
네트워크는 “전담기구 운영 당시 교육과 상담이 원스톱으로 이뤄져 청소년 노동 권리 찾기가 활발했지만 지금은 교육과 상담이 제각각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 조례는 전담기구가 없어 반쪽짜리로 이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 교육청이 고문 노무사제도를 이용해 청소년 노동 상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 안과 밖 청소년의 차별 없는 통합 지원, 이를 위한 관과 민간영역의 동등한 협치가 가능하도록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재설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