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의원 불출마 선언 파장, 한국당에선 무슨 일이?
김세연 의원 불출마 선언 파장, 한국당에선 무슨 일이?
보수정당 퇴행 고발....반개혁·지지층 결집 행보에도 경종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1.19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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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17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소속 당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 출처 = 김세연 의원 페이스북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17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소속 당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 출처 = 김세연 의원 페이스북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지난 주말 정치권에선 큰 파장이 일었다. 진원지는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17일 오후 오는 2020년 4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자당을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이날 불출마 선언을 발표하면서 한국당을 향해 날선 표현을 쏟아내다시피 했고, 그의 워딩 하나하나가 기사화됐다. 

그런데 불출마 선언문 행간을 자세히 뜯어보면, 그가 자당을 향해 날선 워딩을 쏟아낸 배경이 읽힌다. 뿐만 아니라 선언문 속엔 퇴행하는 한국당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다. 

김 의원은 먼저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몸담았던 기억을 적는다. 김 의원의 말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 대통령의 힘이 절정에 달했을 때에도, 용기있는 선배님들과 함께 대통령 인사권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며 연판장을 돌릴 때, 비록 두려움에 뒷목은 서늘했지만, 제가 몸담은 당에 늘 왠지모를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2011년 말, 한나라당이 급속도로 어려워지면서 비대위가 출범했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전면에 걸고 새누리당으로 거듭 났습니다. 골육상쟁이 다시 한 번 펼쳐졌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은 나름 괜찮은 중도보수정당이라 자신할 수 있었습니다."

김 의원은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후부터 이상기류가 생겼다고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집권 후 그 약속들은 하나둘씩 지워졌고, 급기야 바른 말하는 당내 동지들에 대한 숙청이 시작됐다.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총장에서 동료들에 의하여 난도질을 당하고 물리고 뜯겼다"는 게 김 의원의 고백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꿨다. 그 와중에 탄핵 찬성파는 바른정당을 꾸렸다. 

김 의원도 처음엔 바른정당에 몸담았다가 지난 해 1월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그는 이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새누리당 말기, 어떤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인 상황들을 겪고 나서, 어떠한 변화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이후, 바른정당 창당에 나서서 제대로 된 보수정당을 건설하기 위하여 그야말로 전심전력, 총력을 다해 일했습니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실패했고, 지금은 통합된 바른미래당에서 그 흔적조차 거의 다 지워지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오로지 지역의 동지들을 살려보고자 눈물을 머금고 복당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살리고자 했던 동지들을 살리지도 못했습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고 선언했다. 앞서 적었듯 행간을 쭉 읽어 내려가다 보면 보수 정당이 퇴행을 거듭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거듭된 한국당 뒷걸음질 

김 의원의 지적이 정확한지 여부에 대해선 보는 시선에 따라 판단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확실히 새누리당에서 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꿔다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 퇴보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자스민 전 의원의 정의당 입당이다. 

이자스민 전 의원에게 먼저 손 내민 쪽은 보수 새누리당이었다. 진보-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귀화한 이주민에게 정치 기회를 준 사례는 새누리당이 유일했다. 이 전 의원도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제의를 했던 당이 새누리당 밖엔 없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새누리당의 이 전 의원 영입은 파격 그 자체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이 전 의원은 정의당 입당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에 있었을 때는 저를 영입하고 탈북자 조명철 의원님도 영입을 했기 때문에 우리 사회 곳곳의 약자들이나 그런 마이너리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자유한국당으로 변하면서 그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체제는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고, 지지층 결집에 골몰했을 뿐 이렇다 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체제는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고, 지지층 결집에 골몰했을 뿐 이렇다 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올해 2월 황교안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한국당은 혁신을 꾀하는 듯 했다. 특히 황 대표가 정치신인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황 대표는 연일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8월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진 이른바 '조국 대전'에서 장외집회를 이끌며 한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성과도 올렸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황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달았다. 무엇보다 외연확장 보다 지지층 결집에 주력한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다. 

김세연 의원도 18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정당이라는 존재는 선거에서 승리를 할 수 있어야 되는데 지금의 상황에서는 최대 30%의 득표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주 제한된 지지층의 기호에 맞는 그런 쪽으로만 지금"이라고 했다. 

최근 행보는 우려스럽기 그지없다. 반전카드로 보수 대통합을 꺼내 들었지만, 되려 카운터파트로 유력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혁' 측과 파열음만 냈다. 앞서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 영입을 두고도 입장이 오락가락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처지는 더더욱 궁색하다. 나 원내대표는 13일 검찰에 출석해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발의 당시 물리적 충돌 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받았다. 또 검찰이 자녀들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18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나 원내대표의 아들이 기존의 연구나 실험 성과에 사실상 이름만 올렸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황 대표-나 원내대표 체제의 한국당이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조국 정국 등 정국이 요동칠 때마다 장외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웠다. 

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선거제도개혁과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그러나 한국당은 확실한 대안을 내놓지는 못한 상태다. 단지 비례대표 확대를 뼈대로 하는 선거제 개혁은 '민주당 2중대, 3중대 집권을 통한 좌파독재'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는 야당 탄압 도구라는 선전에만 열을 올렸을 뿐이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를 향해 수위 높은 막말을 일삼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목사 집회에 참석하며 극우 이미지마저 더하고 있다. 이런 행태로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없다는 지적은 이미 수차례 나온 바 있다.

김세연 의원도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유권자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20, 30, 40대로부터는 거의 지금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중략)  또 한 가지는 당내 구성원들과의 대화 속에서 집단사고에 빠져 있는 이런 오류의 모습들을 너무나 자주 접한다. 조금만 벗어나도 이것이 보편적인 통념과는 다르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좀 판단에서 너무 다른 인식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황 대표는 김 의원 불출마 선언 파장이 일던 18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당 쇄신의 방안에 대해서 숙고하면서 폭넓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또 다양한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받들 것이다. 확실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쇄신해나갈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서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진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실상 총선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황 대표가 총선을 지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의 균열은 민주당으로서도 반길 일이 아니다. 민주당 역시 집권여당으로서 실력(?)을 의심할 때가 많았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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