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국민과의 만남, 진솔함이 빛났다
문재인 대통령·국민과의 만남, 진솔함이 빛났다
‘2019국민과의 대화’ 주인공은 대통령 아닌 ‘국민’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1.20 10: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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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민이 묻는다 - 2019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여러 이슈 현안에 답변했다. ⓒ 출처 = 청와대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민이 묻는다 - 2019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여러 이슈 현안에 답변했다. ⓒ 출처 = 청와대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예고한대로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국민패널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 있던 300명의 패널은 스쿨존 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의 '민식이법'·검찰개혁·20대 지지율 하락 원인·남북관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등 주요 현안을 주제로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졌다. 질문이 이어져 '국민과의 대화'는 당초 예정시간 100분 보다 15분을 넘겨서 끝을 맺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지소미아 종료'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관련해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민주적 통제 강화를 강조했다. 

지소미아 종료를 두고선 "우리로서는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를 취했던 것"이라며 원인제공 책임이 일본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에서 한·미동맹이 핵심이지만 한·미·일간 안보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혀 타협의 여지는 남겨 놓았다. 

20대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는 네티즌에겐 "20대 젊은 층 기대에 전부 다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문 대통령의 답변은 기존에 내놓았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동성결혼'이 특히 그랬다. 문 대통령은 "어떠한 차별도 이뤄지면 안 된다"라면서도 "원론적으로는 찬성을 하지만 동성혼 합법화 문제는 우리사회가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여성 차별 문제를 저출산과 연관지으면서도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양성평등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겠다"고만 말했다. 말 그대로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셈이다. 

야당도 이 점을 문제 삼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은 현재의 절박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나 대통령의 입으로 직접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기대했지만, 방송을 통해서 들을 수 있는 내용은 그동안 대통령이 반복해왔던 메시지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었다"고 혹평했다. 바른미래당도 "정작 중요한 의제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는 찾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진행 미흡했지만 기자회견보다 나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민이 묻는다 - 2019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여러 이슈 현안에 답변했다. ⓒ 출처 = 청와대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민이 묻는다 - 2019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여러 이슈 현안에 답변했다. ⓒ 출처 = 청와대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그럼에도 '국민과의 대화'는 가치 있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국민패널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국민패널이 던지는 질문은 두서없이 들렸고, 진행도 매끄럽지는 않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꽉 짜인 진행에 익숙한 기자의 시선으로 볼 때는 말이다. 

그러나 국민패널의 질문엔 앞서 있었던 대통령 기자간담회에서 볼 수 없었던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 '무엇'이란 바로 진솔함이었다.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일용직 노동자는 대통령 앞에서 당당한 어조로 헌법적 가치와 삶의 질을 이야기했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 역시 당찬 기세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는데, 여성 차별 해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개성공단 기업인은 대통령에게 피해 보상 대책 마련을 해줄 것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 그리고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취임 2주년인 지난 5월 9일엔 KBS와 단독인터뷰도 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논란이 일었다. 기자의 질문 수준이 형편없고 태도도 불손했다는 게 주된 논란 거리였다. 

언론계 종사자로선 과도하다고 여길 수 있겠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여론이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 

앞서 두 번 있었던 기자회견을 따져보자. 기자의 질문엔 자신의 정보량을 과시하려는 듯한 태도가 묻어났고, 보수야당의 주장이 대통령·정부여당과 '다른' 견해의 전부로 보는 인식이 진하게 배어있었다.  

그러나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질문엔 과장이나 허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질문은 그 어떤 꾸밈 없이 솔직했고, 때론 인간미마저 묻어났다. 

앞으론 이런 자리가 더 자주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드름 피우고, 경우에 따라선 정파성을 드러내는 기자의 질문에 견줄 수 없는 생생한 목소리가 들리니 말이다. 

기획과 진행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으면, 기자회견 보다 훨씬 더 수준 높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언론은 더욱 분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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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9-11-20 13:58:30
주인공이 국민이라고 진정 생각이 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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