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단식투쟁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갑질단식' 논란에 휩싸였다.
황 대표는 2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파기 철회·공수처법 포기·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으나 경호상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황 대표는 밤에는 국회 앞 본관 천막에 머무르고, 낮에는 청와대 앞에서 노상 단식투쟁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21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단식투쟁 근무자 배정표'를 공개했다.
이 배정표엔 오는 28일까지 국회 천막 농성장에 근무해야 하는 당직자 이름과 대표 소재지 근무, 30분마다 대표 건강상태 체크, 거동수상자 접근 제어, 대표 기상시간대 근무 철저, 취침에 방해 안 되도록 소음제어, 미 근무시 불이익 등 근무수칙도 상세히 적혀 있다.
이 의원은 근무자 배정표를 공개하면서 "과거 이정현 대표, 김성태 대표 단식때는 혼자 했는데 이번에만 유독 4명씩 하루 2교대로 대표지원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폐를 많이 끼치는 건 처음 본다. 국민에 폐 끼치고, 정치권과 자기 당에 폐 끼치고, 하위 당직자에 폐 끼치는 단식을 뭐하러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도 비판에 나섰다. 바른미래당은 대변인 논평에서 "리더십 위기에 따른 불안 증세를 ‘명분 없는 단식’으로 표출하더니, 30분마다 건강 체크, 소음 제어까지 신경 쓰는 철통보완 속 '의전단식'으로 빈약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단식의 진정성은 없고, '의전왕'의 행태만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 핑계, 저 핑계로 현재를 발목 잡고, 미래를 어둡게 만들지 마라. 지금이라도 단식을 빙자한 ‘의전 쇼’는 멈추고, 제 1야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되찾기 바란다"며 단식중단을 촉구했다.
앞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사실 제1야당 대표의 이런 큰 결단이 많은 사람들의 걱정거리, 그걸 나가서 조롱거리까지 되고 있는 이런 상황은 사실 황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도 참 부담이 큰 일"이라면서 "그런 부담을 안고서는 이렇게 계속 단식을 하실 일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 단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키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가지고 있다. (방미 중인) 나 원내대표께서 빨리 귀국하자마자 5당이 협상 테이블에 앉고 이 문제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황 대표의 무리수를 해결할 핵심적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