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지난 23일 밤 대전 중구 은행동을 찾았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일주일 남짓한 시점. 거리는 ‘수험생’을 찾는 상가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수험생 30% 할인’, ‘수험표 가져오면 메뉴 반값’ 온갖 광고지가 나붙은 만큼 앳된 얼굴의 학생들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시험이 끝난 해방감을 즐기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한껏 즐거워보였다.
한편으론 해방감을 음주, 흡연 등 일탈행위로 만끽하는 청소년도 제법 목격됐다.
거리를 걷다 마주한 게임방 인근 골목에서는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며 얘기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자욱한 연기너머로 앳된 얼굴이 비쳤다.
게임방 바로 앞에 ‘청소년 절대 금연’이란 표지판이 무색할 따름이었다.
그들을 뒤로하고 한 노래방을 찾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러 온 청소년의 발길이 잦았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노래방은 밤 10시부터 출입이 제한되기에,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자못 진지한 대화도 오갔다.
노래방을 찾는 청소년을 보며 노래방 업주에게 “요즘 수능도 끝났는데, 청소년이 자주 찾나”라고 질문을 던지자, 업주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노래방 업주 최 모(43·여) 씨는 “노래만 부르고 가면 좋으련만, 술을 들고 입장하는 청소년들이 제법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술을 마시는 것을 확인하면 바로 쫒아내지만,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매번 확인하는데도 불구하고 마무리 청소를 하러 들어가면, 술병이 나뒹굴 때가 있다”고 전했다.
노래방 인근 술집 업주들도 고통을 토로하긴 마찬가지다.
주민등록증 검사는 필수지만, 간혹 위조 혹은 도용한 신분증을 사용하는 청소년들도 있어 속수무책으로 술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문 인식형 신분증 감별기를 들여 논 업장도 몇 곳 있었다.
익명을 청한 술집 업주 A(30) 씨는 “수능이 끝나 술집을 찾는 청소년이 있다. 신분증 없이 당당히 술집을 찾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골손님이 청소년을 데려와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단골손님이어서 믿고 신분증 검사를 허술하게 했던 게 화근이 됐다”고 털어놓으면서 “요즘은 알바생에게도 철저한 신분증 검사를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