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부여 홍산 북촌리에 가면 객사(客舍)가 있다.
객사는 오늘날의 영빈관이다.
관청에 손님이나 사신이 오면 머물던 숙소다.
임금과 궁궐을 상징하는 궐패를 안치해 놓아 마을 수령이 근무하는 동헌 보다 격이 높았다.
왕의 교지나 교서를 받을 때 동헌이 아닌 객사에서 의식을 거행했다.
수령의 집무처를 동헌이라 부른 것도 객사의 동쪽에 있기 때문이다.
홍산객사는 전국에 몇 남지 않은 객사 중 상당히 큰편에 속하고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창건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고 불에 탄 것을 헌종 4년(1838)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객사 건물 왼쪽에는 큰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높이가 16m에 달하고 둘레는 855㎝나 된다.
1979년 보호수로 지정될 때 수령을 720년으로 보았는데, 640년이라는 주장도 있다.
고려 말 우왕 2년(1376) 최영장군은 홍산까지 쳐들어 온 왜구를 상대로 싸워 승리한다.
홍산대첩이라 부르는 이 싸움은 객사에서 500m 남짓 떨어진 태봉산성 일대다.
그가 싸움을 승리로 이끌고 난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객사 옆에 은행나무를 심었을 가능이 있다는 것이다.
나무 밑에 큰 구렁이가 살고 있어 마을 사람들이 신성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나라에 전쟁이나 재난이 발생하면 울기도 하고 경사스런 일이 생기면 빛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간절히 바라는게 있을 때 이 은향나무를 찾아 빌었다.
지금도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나무 앞에서 제사를 지낸다.
이 같은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 때문인지, 은행나무는 지금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가을 단풍을 입은 은행나무를 보면 황금색 갑옷을 입고 호령하는 최영 장군이 떠오른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