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분양시장 꺾일 수밖에 없는 '다섯가지 이유'
세종시 분양시장 꺾일 수밖에 없는 '다섯가지 이유'
3순위 마감에 미달까지... 중대형아파트 외면 뚜렷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2.09.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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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한풀 꺾였다. 청약 1순위 마감 행진이 끊이지 않았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3순위에 마감하는 것은 물론 미분양 물량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러한 조짐으로 세종시 청약열기가 끝났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국내 경기의 불투명과, 입지조건, 분양가 상승 등을 들어 세종시 분양시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종시 분양시장 속을 들여다봤다.

최근 세종시에서는 중흥건설과 제일건설이 나서 각각 961가구와 425가구에 대한 청약접수를 실시했다. 하지만 청약접수 결과 아파트 규모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중흥건설이 분양한 ‘세종 중흥 S클래스 에코타운’의 경우 84㎡형 159가구는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96㎡형 266가구는 3순위까지 가서야 간신히 미분양을 면했다. 또 ‘세종 중흥 S클래스 에듀타운’은 84㎡ 형 182가구는 1순위에서 마감됐으나 104㎡ 형 354가구는 3순위까지 청약을 받고서도 94가구가 미분양됐다. 최근 세종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미분양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제일건설의 제일 풍경채 에듀파크도 41가구를 공급하는 84㎡형은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147가구를 공급하는 108㎡형은 3순위까지 가서야 간신히 청약을 마감했다.

전체적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중소 평형의 경우엔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지만 이보다 큰 평형은 3순위까지 가거나 미달된 것이 특징이다.

세종시 분양시장이 꺾이고 있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입지여건이 갈수록 나빠지는데도 분양가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고, 경기마저 불투명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여기에 건설사에 대한 인지도도 낮고, 이전 공무원에게 우선권을 주는 특별공급물량마저 여전히 많아 분양열기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 분양가 오르고
우선 분양가를 살펴보면 2010년 하반기 분양된 세종시 첫 마을은 3.3㎡당 600만~650만원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700만원대 중반으로 오르더니 1년 만인 최근에는 700만원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고작 2년만에 3.3㎡당 분양가가 무려 200만원이나 급등한 셈이다.

특히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에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하면 대부분 3.3㎡당 800만원이 넘는 수준이어서 결코 분양가가 낮다고 할 수 없는 수준에 올라와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인근에 있는 대전 노은지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이지만 매매차익 실현을 염두에 두고 있는 투자자나 향후 갈아타기를 시도할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가격 매력인 감소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2. 위치도 안좋고
아파트 위치도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 대부분이 중앙행정타운과의 거리를 가장 중요시 하지만 위치가 좋은 아파트는 이미 대부분 분양이 완료된 상태이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들도 중앙행정타운과 인접하고 있는 1생활권이라고는 하지만 이전에 공급했던 아파트와 비교해 볼 때 위치상으로는 썩 나은 곳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다보니 수요자들의 관심 다소 떨어졌다는 게 현장 공인중개사들의 분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 1생활권에서 공급한 아파트용지 가운데 중앙행정타운과 가장 멀리 있는 1-1생활권 아파트 용지가 가장 안팔렸다는 점은 이같은 근거를 뒷받침한다.

3. 경기 불투명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려면 경기가 좋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 시장과 경기는 함께 간다는 말이다.

하지만 국내 경기를 보면 나아질 것이란 장담을 하기는 힘들어보인다. 더욱이 하반기로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실정이다. 아무리 세종시가 대형 호재를 안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최근 정부가 나서 취득·등록세 감면 등 부동산 부양책을 마련해놓은 상태여서 세종시 분양시장은 물론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에 효과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연말까지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세종시 분양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실정이다.

4. 특별공급 많고
현재 세종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특별공급 물량은 50%수준이다. 이들 특별공급은 세종시로 이전하는 공무원들에게 우선 공급하는 물량이다. 이 물량은 올 초까지만 해도 70%였다. 공무원 이전 수요자가 감소했다는 판단에 따라 특별공급물량을 20%나 줄인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무원 이전 수요자가 이제 한계치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50%로 특별공급물량을 줄였지만 이마저도 많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특별공급물량을 대폭 줄이고 일반분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 건설사 인지도도 낮아
최근 세종시 분양 아파트 업체를 보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호남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계룡이나 금성백조주택 등 지역 유력 건설사나 삼성, 현대, 대우 등 유수의 업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중앙공무원의 경우 이미 서울살이를 통해 아파트 브랜드가 집값 차이를 결정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업체들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분양된 아파트에 대한 공무원 청약은 10% 미만이라는 점을 보면 건설사 인지도도 분양열기 감소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세종시 아파트 청약은 거의 ‘묻지마’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앞으로 아파트를 사려는 청약자들은 입지나, 건설사 인지도 등을 꼼꼼히 따져보게 될 것”이라며 “관심은 지속되겠지만 이런 조건들이 세종시 분양시장의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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