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40]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남아 더욱 정겨운...부여 대조사 소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40]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남아 더욱 정겨운...부여 대조사 소나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11.2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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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부여에 있는 가림성터를 오르다 보면 중턱에 대조사(大鳥寺·임천면 구교리 성흥산)라는 사찰이 있다.

창건 연대와 관련해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백제 불교를 증흥시킨 겸익(謙益)이 세웠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느 날 겸익이 꿈을 꾸었는데 관음보살이 나타났는데 황금 빛 큰 새로 변해 성흥산 쪽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겸익은 같은 꿈이 여러번 반복되자 성흥산에 올랐는데, 실제로 높은 바위 위에 꾸에 본 새가 앉아 있었다고 한다.

겸익은 그 자리에 대조사를 지었다.

오늘 날 남아있는 절이 규모가 크지 않다.

하지만 원통보전 뒤 언덕에 커다란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217호)’가 특별하다.

자연석 바위에도 몸통을 새기고 머리 보관은 다른 돌로 만들어 얹었다.

키 10m 미륵보살상 바로 옆 절벽에 있는 소나무가 눈에 띤다.

미륵보살상 목 부분 바위틈을 비집고 나온 소나무는 키 10.6m, 둘레 250㎝다.

크고 웅장하진 않지만 뿌리목으로부터 5m 높이에서 rnfqdms 가지가 남쪽으로 뻗어 마치 미륵보살상을 보호하고 있는 듯 보인다.

보관의 기능 중 하나가 직사관성으로부터 미륵보살상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소나무 역시 톡톡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350여 년 전 바위틈에 떨어진 솔씨 하나.

흙 한줌 없는 바위틈에서 살아남는 소나무는 중생의 삶과 닮아 있다.

어찌 이 바위틈에 떨어진 솔씨가 하나 뿐이었으랴.

수없는 풍파와 취위와 더위를 반복하며 살아 남은 방법을 터득한 솔씨가 살아 남은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견뎌내는 솔씨를 가엽게 여긴 미륵보살상의 보살핌이 있지 않았을까?

미륵보살상 주변 산에서 송충이가 창궐한 적이 있어 잎이 보이지않을 정도였는데 유독 미륵보살상 옆 노송만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전설도 전해져 내려 온다.

나무꾼들이 이를 신기하게 여겨 소나무 가지를 자르려 하자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천둥번개가 몰아쳐 다시는 나무꾼들이 이 소나무에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환경이 좋지 않아 비록 크고 우람하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대다수 서민의 삶이 그렇듯 볼수록 아담하고 정겹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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