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42] 전쟁도 질병도 없는 쉼터가 되어 온...계룡 무궁화공원 괴목정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42] 전쟁도 질병도 없는 쉼터가 되어 온...계룡 무궁화공원 괴목정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11.29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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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계룡시 계룡대 골프장 옆에 무궁화공원이 있다.

무궁화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정작 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세 그루 느티나무에 더 관심을 갖는다.

수령 500년, 나무높이 16m, 나무 둘레 3.7m로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공원을 무궁화공원이라 부르기보다는 괴목정공원이라 부른다.

커다란 느티나무들이 넓은 그늘을 만들어 괴목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한뒤, 신도안을 도읍지로 정했을 때에 무학대사가 심은 나무라고 전해진다.

당시 왕의 일행이 이 지역의 형세를 살피러 왔다가 일행의 하나인 무학대사가 이곳에 지팡이를 무심코 꽂아 놓은 것이 나무가 되었다는 설이다.

1392년 왕위에 오른 태조 이성계는 군신을 거느리고 왕사 무학대사와 함께 계룡산 아래 도착하여 신하들에게 조정과 시정의 형세를 살피게 하였다고 한다.

신도읍 건설로 태조 이성계가 청주관아를 거쳐 이른 봄에 이 곳 괴목정에 도착하자 판문하부사 권중화가 영접을 했고, 왕의 행렬이 괴목정에 5일간 진을 치고, 도읍지 조성현장을 시찰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때가 태조2년. 이성계는 높은 언덕에 올라 주위 형세를 친히 살피고 흡족한 마음으로 계룡산 아래로 한양도읍 천도를 명한다.

아마도 이 때 무학대사가 이곳에 지팡이를 꽂았을 것이다.

괴목정 느티나무의 수령은 500여 년, 무학대사가 지팡이를 꽂았다는 해는 지금으로부터 620년 전인 1394년이니 무려 120여년의 차이가 난다.

일설에 의하면 원목은 고목이 되어 죽고, 현재의 나무는 병자호란때 김장생 선생이 의병을 훈련시킬 때 새로 심은 느티나무라고 한다.

정묘호란(1627년)때는 사계 선생께서 공주로 피신한 세자를 호위하려고 이곳에서 의병들을 훈련시켰다는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의병골이라고도 한다.

이후 사계 선생은 형조참판이 되었으나 곧바로 사양하고, 연산현 두계리 향리에서 학문과 교육에 전념하면서 용동리 괴목정 부근에 태조 유허비를 세웠다고 하나,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어쨌든 이곳 계룡산 아래로의 도읍 천도는 무산된다.

남쪽으로 치우쳐 있고 동쪽과 북쪽이 막히어 행정상 또는 수륙 교통면으로 보아 모두 균형이 맞지 않고 ‘정씨의 도읍지’라는 도참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용동리인데, 용동(龍洞)이라는 지명은 신도안의 암용추에서 용이 승천해 용동이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으나 그보다는 태조가 진을 쳤던 곳이라서 용동리라고 부른다는 설이 더 유력하다.

왕궁을 세울 공사가 진행됐음을 입증하는 왕궁 초석 105개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고 후에 사람들은 이곳을 신도안이라 불렀다.

이곳에는 대궐터, 종로터란 지명이 아직도 남았다.

그러한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은 이 나무 그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아이들은 공원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노닐고 있다.

자리를 펼치고 누워 책을 보는 사람들도 있고 태극권을 수련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계룡산은 정감록(鄭鑑錄)에 십승지(十勝地)의 하나로 적혀 있는데 이를 믿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근처에 자리잡고 살았다.

십승지란 전쟁이나 천재(天災)가 일어나도 질병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열 군데의 땅을 말한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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