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자신과 나누는 대화 ‘유언장ʼ을 쓰자!
[재테크] 자신과 나누는 대화 ‘유언장ʼ을 쓰자!
  • 박대범
  • 승인 2014.12.03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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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범 대전농협은행 마케팅추진단 웰스매니저
[굿모닝충청 박대범 대전농협은행 마케팅추진단 웰스매니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사망 원인을 두고 부검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필자도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의 리더로 ‘그대에게’ 라는 락음악을 에너지 넘치게 부르던 신해철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얼마전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다큐스페셜'에서는 딸바보가 된 아빠 신해철의 생전 모습과 따뜻한 남편이었던 영상이 공개돼 필자의 마음을 더 아리게 했다.

죽음을 예상하고 남긴 말들은 아니겠지만 여러 자료 화면을 통해 아내에게 남기는 유언의 메시지, 생전 고인이 좋아했던 ‘민물 장어의 꿈’이 당신의 장례식장에 울려펴질 것이며 그 이후에 널리 알려질거라 남겼던 말들이 유언이 되어 남아있는 팬들과 가족들의 슬픔을 도닥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생각대로 유언장은 세상에 남은 사람을 위해 쓰는 것이다. 유언장은 남은 누군가를 위해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쓰는 과정에서 지나온 시간과 살아갈 시간에 대한 ‘자기 자신과 나누는 대화’인 것이다. 따라서 유언장은 살아있는, 그리고 살아갈 자신을 위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인생의 중반에서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설계해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유언장을 써본다면 분명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유언장을 쓸 때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하면 좋다.
우선 자신이 인생을 재평가 하기 위해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 사용할 정보’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 파트에는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의 명단, 재산목록, 인생의 중장기적 계획,  목표나 좌우명, 건강기록 등을 포함해서 작성한다.

이어서 ‘자신이 죽은 뒤에 실무상 필요한 정보’를 작성하는 것이다.
여기에 포함될 내용은 법적인 유언을 작성하여 어디에 보관하였는가?, 죽음을 알리고 싶은 사람과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 명단, 사무절차가 필요한 일의 목록, 시신의 기증이나 장기제공을 할 경우의 연락처, 장례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표시와 장례식을 할 경우의 형태, 사망광고를 낼 경우 그 매체와 문안 등을 기록한다.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지금까지 나와 어떤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에게 보내는 일반적인 이별의 메시지와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녀처럼 상대를 특별히 정한 이별의 메시지 그리고 법적인 유언 등을 포함하면 된다.

한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을 일정한 형식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민법에서 정하는 유언으로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다섯가지 방식이 있다. 원할 때 쓸 수 있는 보통방식 유언에는 자필증서유언, 비밀증서유언, 공증증서 유언 세가지 양식이 있다.

법적인 효력은 공정증서 유언이 가장 확실하지만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자필증서 유언이다. 시간과 비용을 고려할때 먼저 ‘자필증서유언’ 부터 써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작성된 중년의 유언장은 자기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 봄과 동시에 지금까지 자신을 지지해 주었던 사람들과 환경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는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끔 눈앞의 일에 쫓겨 사느라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는 순간이라 생각될 때, 10분 정도의 시간을 내어 자신의 유언장을 꺼내서 읽어보자. 다른 누군가의 충고나 위안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

고(故) 신해철의 유작이된 ‘민물장어의 꿈’에 등장하는 뱀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을 거슬러 올라가 살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오는 회유성 어류다.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라는 마지막 부분의 가사처럼 생의 마무리를 거창하고 요란스럽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고 혹은 소소하게 우리의 긴 여행의 마무리를 미리 준비하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꿈은 지금의 나를 바라보고 앞으로의 나를 그려보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에 준비된 유언장은 민물장어의 강줄기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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