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오래된 나무에 얽힌 이야기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지팡이나 막대기를 꽂아 나무가 되었다거나, 국가에 큰 변란이 있을 때 울었다거나, 나뭇잎을 보고 그 해 농사를 점쳐다는 내용이 많다.
공주시 의당면 도신리에 있는 신촌느티나무는 나무가 심어진 유래도 전해올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각종 이야기꺼리도 함께 전해진다.
중흥저수지 옆에 우람하게 서 있는 이 나무는 수령 600여년을 자랑한다.
조선 개국 당시인 1394년 고려 왕족인 개성 왕씨에 대한 멸족령이 내려지면서 몇몇 개성 왕씨들이 이 마을에 몰래 숨어 들어와 살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마을 남쪽에 있는 왕대골 골짜기에 살았는데, 박해가 약해지면서 개울 건너 좀 더 넓은 동쪽산 기슭으로 이주해 새롭게 마을을 이루며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리하여 마을 이름도 신촌(新村)이라고 했다.
그 당시 왕씨들은 느티나무 두 그루를 이곳에 심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후에 나무가 점점 자라 한 그루로 합쳐져 지금같은 모습이 됐다.
이 나무는 600여년 동안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왔으며 동네에서는 매년 정월 대보름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이 나무는 기특하게도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울음소리를 내 마을사람들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을사늑약으로 한일병탄이 되자 20여일 간 우는 소리를 내 마을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1945년 8·15해방과 1950년 6·25전쟁 때에도 열흘 간 밤낮으로 울었다고 전해진다.
이 나무 아래에는 정자가 세워져 마을 주민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고 오가는 이들에게 그늘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동네 사람들은 봄에 싹트는 나뭇잎의 모양을 보고 그 해의 풍흉을 점쳤다.
잎이 맨 위에서부터 싹트면 비가 많이 와 홍수가 나며, 아래에서부터 싹트면 가뭄이 들고, 중간에서부터 잎이 싹터야 비가 적당히 와서 풍년을 이룬다고 믿고 있다.
이 나무는 60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느라 여러곳이 고사되고 있다.
충남도는 2010년부터 이 나무의 씨를 받아 키운 후계목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역의 역사와 전설을 계승하고 중흥저수지 주변을 따라 나무에 얽힌 가로수 길을 조성했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