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생활야구 즐기는 진짜 야구인들의 요람, 충남기계공고”
[특별기획] “생활야구 즐기는 진짜 야구인들의 요람, 충남기계공고”
[굿모닝충청-대전시교육청] 학교스포츠 클럽 현장을 가다- 충남기계공고 ‘야구동아리’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9.12.04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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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스포츠클럽의 긍정적 효과는 학교 현장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의 기초체력 등 신체활동 능력 향상은 물론 교우관계 개선, 사회성 및 협동심 배가, 학습의욕 고취 등 전인교육의 방편으로까지 평가받는다. 1999년 대전에서 태동한 이후 교육부 주최 전국대회까지 확대되면서 전국 16개 시·도 학생들의 축제로 거듭난 상황만으로도 학교스포츠클럽의 절대적 필요성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두런두런(Do Learn Do Run)’ 프로젝트는 여학생들이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는 대전에서 초·중·고 20개 학교가 참여한다. 고교 두런두런 프로젝트 지원도 올해 처음으로 시작됐다. 대전시교육청은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마을단위로까지 확대 운영한다. 올해는 대덕구를 대상으로 모델링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 매년 개최되는 대전 동·서부교육장배 대회와 교육감배 대회, 전국대회를 비롯해 올해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다양한 현장을 담아본다.

 

대한민국 '기술 장인(匠人)'의 요람인 충남기계공고 학생들이 공구 대신 야구배트와 공을 들었다. 야구에 죽고 못사는 학생들에게 야구는 생활의 한 부분이다. 야구동아리 학생들의 삶의 질은 야구에서 시작해 야구로 끝난다.(사진=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야구는 자타 공인 ‘국민스포츠’다. 쉬는 날 집 근처의 학교 운동장에만 나가봐도 글러브를 낀 대여섯살 아이가 손보다 큰 공을 쥐고 던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만면에 웃음을 띤 아빠들의 감탄사는 덤이다.

야구가 국민스포츠인 이유는 또 있다. 프로선수의 길을 걷지 않아도 야구를 즐기는 동호인 수가 어마어마하다. 사회인야구 기록사이트인 ‘게임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등록팀 2만9012개, 선수는 54만2598명에 달한다. 활동을 중단한 팀과 중복 선수를 감안하더라도 2만5000개팀, 50만명으로 추산된다. 10년 전 5000개팀, 10만명에 비하면 무려 5배나 늘었다.

엄청난 야구의 인기는 정작 학교 스포츠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확 달라진다. 프로야구나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엘리트 선수단을 운영하는 학교 외에는 야구에 대한 시선이 미지근하다. 동아리 운영에 대한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들고, 학교 안에 야구장 시설을 갖추는 것은 꿈에 불과하다.

하지만 야구에 죽고 못사는 학생과 선생님은 대한민국 곳곳에 있다.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황의만 교장) 야구동아리도 그 중 하나다. 대한민국 기술입국(技術立國)의 동량들이 틈만 나면 공구 대신 배트와 공을 들고 뛴다.

동아리 학생들을 지도하는 최연식 체육교사도 야구광이다. 어릴 적 꿈이 ‘내일의 장종훈’이었을 정도로 빙그레이글스를 사랑했다. 초등학교 시절 야구인이 되고자 했던 열망은 현재 학생들을 위한 코칭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부임 첫해인 지난해 대전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대회 우승과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연식야구 준우승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는 2년 연속 대전지역 우승과 전국대회 조별리그 전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어릴 적 꿈이었던 야구에 대한 열정을 제자들과 공유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사제동행이고, 교학상장인 셈이다. 전국 대회에 출전해서 3박4일 동안 학생들과 밥을 지어 먹으면서 고충을 듣고 조언한 모든 게 추억이고, 교육이라는 게 최 교사의 마음이다.

“대전에서 야구명문으로 꼽히는 대전중학교에서 10년 동안 체육교사를 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최고의 인기종목인데도 쉬는 시간에 야구를 즐기는 학생이 없더라구요. 제가 어릴 적을 떠올리면 테니스공 하나만으로도 10분 동안 던지고, 치고, 달리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그게 줄곧 아쉬웠습니다.”

사실 바쁜 교사 업무시간을 쪼개 써야하고, 주말을 반납한 채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열정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 교사는 든든한 뒷배(?)가 있다고 호언한다. 바로 대전시교육청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학교체육활성화 정책인 ‘학교스포츠클럽 지원 프로젝트’다.

요즘 최 교사는 주말을 이용해 대전지역 고교끼리 친선경기를 주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성생명과학고와 동대전고, 충남고 등과 연계해 4개팀 친선경기를 진행하고, 대전시교육청에 ‘고교체육활성화를 위한 학교스포츠클럽 지역리그’ 계획서를 올려 예산지원까지 이끌어 냈다.

“부상 없이, 부담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야 진짜 생활체육입니다. 대전시교육청의 학교스포츠클럽 지원은 그런 의미에서 생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클럽 활동을 통해 교실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어요. 특성화고교여서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고, 어려움에 부딪히는 학생들이 꽤 탈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스포츠클럽에 참여하기 위해 일탈행동을 줄이고, 결석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학교클럽이 학교라는 끈을 놓지 않고, 삶의 동기부여가 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말입니다.”

3학년 박동민 학생은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또래 친구들과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창구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프로선수가 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전지역대회를 준비하고,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전국대회에 진출하면서 함께 땀을 흘리는 사이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기계공고는 야구를 비롯해 축구, 농구, 배구, 족구, 배드민턴, 탁구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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